[이성필기자] 부산 아이파크의 꽃미남 공격수 임상협(24)은 지난 4일 수원 삼성과 K리그 개막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발목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그의 부상 소식에 여성팬들은 한숨을 내쉬며 트위터 등에 쾌유를 비는 말들을 올리며 빠른 복귀를 바랐다.
지난해 부산으로 이적한 임상협은 K리그 데뷔 후 가장 많은 10골을 터뜨리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큰 공을 세웠다. 실력과 외모를 겸비한 그는 투박했던 이미지의 부산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부산에서 다소 외진 곳인 강서체육공원 내 클럽하우스에는 여성팬들이 문전성시를 이뤘고 선물 공세도 마다하지 않았다.
안익수 감독은 임상협을 간판으로 내세워 '외모 마케팅'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평균 관중수가 7천242명으로 2010년 대비 64.8%나 증가하는 소득을 얻었다.
구단도 이를 놓치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부상당한 선수들에게 안정과 치료에 전념할 것만 요구했지만 10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 개막전을 앞두고는 임상협 팬 사인회를 개최해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경기 시각을 1시간여 앞두고 열린 팬 사인회에는 그를 보기 위한 팬들로 가득했다. 그 역시 환한 미소로 팬들의 사인에 응대하며 최대한의 서비스를 했다.
그런데 임상협은 두 번 놀랐다. 몰려든 팬들이 끊이질 않아 이례적으로 2층 계단까지 줄을 선 것이야 그렇다 치고, 같이 참석해 팬들에게 사인을 해준 선수가 노장 김한윤(38)이었던 것에 토끼 눈을 했다. 김한윤은 수원과 개막전에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이날 출전할 수 없게 돼 사인회에 참석하는 영광(?)을 누렸다.
옆에서 대선배 김한윤을 지켜본 임상협은 생각보다 많은 팬들이 환호하는 것을 보고 "아! (김)한윤이 형도 팬이 있었네"라고 신기해 했다. 나이를 먹어가는 노장에게 소녀팬들이 환호하는 것 자체가 놀라움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라운드에서 보이는 이미지가 '반칙왕'으로 그리 좋지는 않아 팬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도 있었다.
임상협에게 사인을 받으려는 줄이 더 길었지만 김한윤을 찾는 팬들도 만만치 않았다. 그라운드에서 터프함을 보여주는 김한윤이 수줍음을 감추지 못하자 팬들은 더 열광했다. 팬사인회에서 쉽게 보기 힘든 선수라는 이점도 있었다. 근처에서 이들을 지켜본 부산 관계자는 "김한윤도 팬들에게 꽤 인기가 있었다. 선물도 받더라. 그 장면을 보고 임상협이 놀란 것 같더라"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두 선수의 인기도에 본부석 건너편 터치라인석은 경기 시작 시간에도 꽤 많은 자리가 비어 있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가 "홈 개막전인데 관중이 이렇게 없어서 되겠느냐"라고 걱정할 정도였다. 그렇지만 둘의 사인회가 종료되면서 뒤늦게 입장한 관중들로 전반 30분께 자리는 가득 찼다.
가슴을 쓸어내린 부산 관계자는 "두 사람에 대한 관심이 대단했다. 무엇보다 김한윤의 위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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