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나도 빠르다고 생각한다."
LG 트윈스 김기태 감독이 팀의 '에이스' 봉중근의 빠른 복귀를 두고 한 말이다.
최근 LG 팬들에게는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 들리고 있다. 바로 봉중근의 재활이 순조롭게 진행돼 실전 등판을 예정보다 앞당긴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우려의 시선도 섞여 있다.
봉중근은 지난해 6월 일명 토미존 서저리라 불리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재활에 보통 1년 이상이 소요되는 큰 수술이다. 그러나 봉중근은 수술 후 9개월 만에 실전에 복귀하는 빠른 재활 속도를 보이고 있다.
봉중근의 실전 복귀는 지난 14일 한화 이글스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였다. 봉중근은 당시 1이닝 동안 21개의 공을 던지며 2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20일 두산과의 시범경기에도 등판해 1이닝 동안 단 5개의 공으로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두산전이 끝난 뒤 봉중근은 "오늘 차명석 투수코치님과 1이닝 최대 30개만 던지기로 하고 올라갔다"며 "오랜만에 실전투구를 했는데 느낌이 좋았다. 몸관리 잘해서 올해 꼭 내 역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약체로 분류되고 있는 LG의 현실 속에서 봉중근의 복귀는 그야말로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예상보다 훨씬 이른 복귀에 자칫 수술 부위가 잘못될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김기태 감독은 "나도 빠르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하고 통증이 없다고 한다. 최근 등판은 재활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주변의 걱정을 불식시켰다.
LG 코칭스태프에서는 봉중근을 일단 불펜에서 활용한 뒤 후반기부터는 상황에 따라 선발로도 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현준, 김성현의 이탈에 리즈마저 마무리로 돌아선 상황에서 봉중근이 선발진에 합류하게 된다면 천군만마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김 감독의 말처럼 봉중근 본인도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팀 사정이 여러가지로 어려운 가운데 힘을 보태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나 통증이 없다는 것에 고무돼 자칫 오버페이스를 할 경우 자신은 물론, 팀에게도 막대한 손해를 끼칠 수도 있다.
다행히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봉중근의 상태를 면밀히 체크하면서 그를 등판시키고 있다. 등판 후에는 트레이닝 파트에서 작성한 수술 부위에 대한 보고가 올라가기도 한다. 그만큼 봉중근의 등판에 대해서는 구단 차원에서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김기태 감독은 약체라는 평가 속에서도 올 시즌 성적을 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봉중근이 빨리 전력에 가세해준다면 팀에 큰 힘이 된다. 그러나 이는 위험요소도 내포하고 있다. 봉중근의 관리와 활용은 사령탑 데뷔 시즌을 맞는 김 감독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가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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