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선발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LG가 새로운 좌완선발감을 발견했다. 바로 경찰청 전역 후 합류한 이승우다.
이승우는 18일 잠실서 열린 삼성과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4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쳐 김기태 감독에게 미소를 안겼다. 총 15타자를 상대로 54구를 뿌렸고,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을 기록했다.
직구최고구속은 137㎞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골고루 섞어던지면서 삼성 타자들을 요리했다. 전일 홈런포를 가동한 이승엽도 1루땅볼과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LG는 지난 시즌 후 이런저런 내우외환으로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 FA 시장을 통해 주전포수 조인성과 불펜의 핵 송신영이 이탈했고, 경기조작 사건으로 인해 박현준과 김성현도 퇴단조치를 받았다. 김기태 감독으로서는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갈 지경이었다.
때문에 선발진 구성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선발요원 리즈는 마무리로 확정됐고, 현 시점에서 선발이 확정된 이는 사실상 주키치와 임찬규 뿐이다.
이 와중에 혜성처럼 등장한 이승우는 LG의 숨통을 틔우기에 충분한 재목이다. 이승우는 1988년생으로 청원초-청원중-장충고를 조업하고 2007년 LG에 2차 3라운드 전체 19순위로 입단한 좌완투수다. 2009년에는 5경기 등판해 13이닝 동안 12실점, 평균자책점 8.31로 부진했다. 이후 경찰청에 입대해 지난해말 전역, 다시 LG 선수단으로 돌아왔다.
특히 이승우는 지금까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자원이라는 점에서 김기태 감독이 반색할 만하다. 2006년 10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는 이승우는 경찰청 시절인 지난해 4월에는 왼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전역 후에는 LG 재활군에 들어가 진주에서 훈련을 해왔다. 당연히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올 시즌 즉시전력감으로 판단하기 어려웠던 상황 탓에 이날 등판은 사실 '깜작 선발'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이승우는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으면서 올 시즌 초반은 어렵더라도 중반이후 기용될 가능성을 높였다.
김기태 감독은 "공던지는 지점이 높아 타자로서는 치기 쉬운 볼이 아니다. 재작년 2군에서 던지는 것을 봤는데, 운영을 잘했다"며 "오늘 삼성 타자들과 붙어 큰 자신감이 생길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승우 본인도 "어떤 보직이 주어질 지 알 수 없지만, 기회만 주신다면 무조건 열심히 던지겠다"고 매섭게 각오를 다졌다.
시범경기 개막 2경기만에 LG가 이승우라는 자원을 검증했다. 그가 올 시즌 LG 마운드의 소금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조이뉴스24 잠실=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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