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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의 '그린라이트', 달라진 KIA 만들까


[한상숙기자] 민첩하고 주루 센스가 뛰어난 선수에게 주어지는 자유로운 도루 시도 권리인 '그린라이트'. 그러나 선동열 감독은 KIA의 모든 선수에게 그린라이트를 허용했다.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권장하기 위해서다.

선 감독은 "우리 팀은 전부 그린라이트다. 이용규, 김선빈을 포함한 모든 선수에게 해당한다. 삼성 시절부터 그랬다. 감독을 맡았던 지난 7년 동안 도루 사인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당연히 주루사에 대한 문책도 없다. 선 감독은 "뛰다 죽어도 아무 말 안 한다. '거기서 왜 뛰었느냐'는 말도 없다. 주루사는 얼마든지 괜찮다"면서 선수들이 주자로 나갔을 경우 편하게 플레이하도록 힘을 실어줬다. 대부분의 선수가 주루사에 관한 부담 때문에 도루 시도를 조심스러워한다. 선 감독은 부담을 덜고 편하게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하는 것이다.

성공적인 기습 도루는 경기 운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빠른 주자가 나가면 견제가 잦아지고, 상대 팀이 실수할 확률이 높아진다. 투수가 흔들리면 타자에게는 기회가 생긴다. 선 감독이 노리는 도루의 효과다.

"도루 능력이 있는 선수가 출루하면 상대 투수의 실투 확률이 높아진다. 자기 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던지는 것과, 주자를 신경 쓰고 던지는 것은 다르다.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타자에게 찬스가 온다"

이용규가 그런 점을 확실히 보여줬다. 이용규는 지난 14일 잠실 LG전에서 4타수 4안타 3타점 맹활약하며 KIA의 9-7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도루를 3개나 기록하면서 LG 배터리와 내야진을 쉴 새 없이 흔들었다. 이용규의 도루 후 상대 투수는 볼넷 혹은 실책을 범하면서 고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15일 현재 KIA는 팀 도루 10개로, LG와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선 감독 부임 전 최근 2년 동안 KIA는 도루 230개로, 8개 구단 중 한화(221개)에 이어 두 번째로 도루가 적은 팀이었다. 도루 실패도 90개로 가장 적었다. 그만큼 안전 위주로 주자 플레이를 해왔다는 것을 기록으로 알 수 있다.

선동열 감독이 전 선수에게 부여한 그린라이트가 '달라진 KIA', 즉 '달리는 KIA'를 만들지 지켜볼 일이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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