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MBC 예능 프로그램의 수난시대다.
간판 예능프로그램 '일밤'과 '놀러와'가 시청률 부진을 겪으며 비상이 걸렸다. 파업 장기화로 '무한도전' 등의 방송 재개를 기다리는 시청자들도 지쳐가고 있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놀러와'는 시청률 5%대의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날 방송된 '놀러와'는 5.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2일 방송 시청률의 8.3%에 비해 3%포인트나 떨어졌다. 동시간대 꼴찌다. 지난 9일은 MBC 노조 파업으로 인해 결방, 한 주 만에 방송이 재개됐지만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은 것.
동시간대 방송된 SBS '힐링캠프'와 KBS '안녕하세요'는 각각 10.2%와 8.0%를 기록했다. 한때 시청률 10%를 웃돌며 오랫동안 월요일 심야 시간 1위를 고수했던 '놀러와'가 최근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다. 콘셉트의 진부함과 게스트의 식상함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변화를 추구할 힘마저 없다. 제 시간에 방송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일요일 간판 예능인 '우리들의 일밤' 역시 총체적 난국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된 '일밤'의 1부 코너 '꿈엔들'은 1.5%(이하 전국 일일 기준), '2부 남심여심'은 2.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 시청률인 1.6%와 2.4%(남심여심)보다도 하락한 수치다. 더이상 떨어질 것도 없는 바닥 시청률이다.
'애국가 시청률'도 모자라 종편채널 예능 시청률과 엇비슷한 성적이다. 일요일 황금시간대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시청률이라고 하기엔 믿을 수 없을 만큼 처참하다.
'일밤'은 MBC노조의 파업여파로 외주제작사인 코엔미디어가 제작을 맡고 있다.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충분한 시간 없이 성급하게 뛰어들었고, 프로그램의 완성도와 재미 역시 떨어진다는 평이다. 새 코너를 위한 일명 '땜빵용'이라는 오명도 쓰고 있다. 현재 김영희 PD가 새롭게 복귀한 '나는가수다2'와 신설코너 '승부의 신'이 출격대기, '일밤' 살리기에 나선다.
그나마 '놀러와'와 '일밤'은 어찌됐든 방송이라도 되고 있는 프로그램. 파업 여파로 손을 놓고, 시청자 이탈을 속수무책 지켜보고 있는 예능프로그램들이 부지기수다.
'무한도전'은 12주째 결방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청자들의 충성도가 높은 프로그램이라 스페셜 방송에도 불구하고 6%대의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지만, 마냥 기다리는 출연자도 시청자들도 지쳐갈 수 밖에 없다.
그런가하면 '우리 결혼했어요'는 결방을 거듭하다 결국 무기한 중단됐다. 외주 제작사가 만드는 '그여자 작사 그남자 작곡'으로 대체되는 바람에 폐지설 해프닝까지 겪었다. '우결'은 프로그램의 특성상 출연자들의 감정 흐름이 이어져야 하는 프로그램으로 방송의 무기한 중단은 제작진으로서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 특히 '그여자 작사 그남자 작곡'이 '우결'과 남녀연예인을 상대로 하는 비슷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라, 혹 '내부의 적'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다.
MBC의 한 관계자는 "마냥 손 놓고 기다려야 하는 제작진 입장에서도 답답한 상태다. 타사 프로그램으로 유입되는 시청자들을 속절없이 지켜봐야 한다. MBC 파업이 길어질수록 시청률을 회복하는 시간은 더욱 길어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시청률 부진과 방송 중단으로 초토화가 된 MBC 예능에 봄은 언제쯤 찾아올까.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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