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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 '혁명'과 '희망' 안긴 미소년 김현


[이성필기자] 전북 현대는 K리그 16개 구단 중 관전 문화가 투박하기로 소문났던 팀이다. 이겼는데도 감독에게 "이런 식으로밖에 이기지 못하느냐"라고 불만을 표출하는 관중이 있는가 하면 원정팀 팬들과 마찰을 일으켜 전북을 제재금 1위 구단으로 만들기도 했다.

그런 전북의 홈 관전 문화에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소녀(여성)팬들이 다수 출현해 선수의 플레이에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시작은 27일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의 애칭)에서 열린 광주FC와 K리그 10라운드부터였다. 전북이 2-1로 앞설 때까지만 해도 관중들의 일반적인 환호가 터져 나왔지만 후반 16분부터 관중석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정성훈과 교체로 그라운드에 투입된 미소년 공격수 김현(19)의 등장 때문이었다.

김현은 전북의 18세 이하(U-18) 유스팀 영생고등학교 출신으로 우선지명을 통해 올해 입단했다. 영생고 출신으로는 첫 프로 선수 탄생이라 전북에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2009년 영생고를 유스팀으로 지정한 이후 첫 결과물이 바로 김현이라는 점이 더 그렇다.

190㎝의 장신 김현이 볼을 잡자 소녀팬들은 "꺄악~" 소리를 내지르며 환호했다. 김현의 공식 기록은 내세울 것 없이 깨끗했지만, 그가 헤딩 경합을 벌이거나 드리블을 할 때마다 소녀팬들의 함성은 경기장을 수놓았다.

전북은 지난해부터 여중·고교를 대상으로 '그린걸즈'라는 명칭을 앞세워 에스코트 이벤트를 시도중이다. 여학생 팬들이 몰라보게 늘어 나름대로 효과를 본다고 생각했지만 관람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남성팬, 특히 아저씨 팬들의 함성이 절대적이다. 이동국, 김상식, 정성훈, 조성환 등 주전급 선수들이 대부분 유부남인 것도 전북의 남성 중심 팬 문화에 한 몫 했다.

그런 전주성 분위기를 김현이 등장해 바꿔놓았다. 그야말로 혁명에 가까운 분위기 반전이었다. 시험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을 찾은 여학생 팬들은 전북의 5-2 대승을 만끽하며 김현의 플레이를 덤으로 봤다. 구단의 한 직원은 "몇몇 여성팬들이 5월5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 일정보다 3일 김현의 생일을 먼저 알고 있더라. 신기했다"라고 놀라워했다.

김현의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언킹' 이동국이 이미 콕 찍어 일대일 개인교습을 시도하는 등 '공격 DNA'를 전달중이다. 전북은 김현이 대형 공격수로 성장해 유스팀 선수들에게 희망봉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마침, 이날 광주전 볼보이는 영생고 축구부 1, 2학년 선수들이 맡았다. 이들은 프로가 된 선배 김현을 보며 부러움과 놀라움의 시선을 보냈다. 그런 후배들에게 김현은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그 장면을 지켜본 여성팬들은 또 한 번 소리를 지르며 감동에 빠졌다. 전북에 새바람을 몰고오며 희망의 아이콘이 된 김현이다.

조이뉴스24 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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