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마침내 꼭대기에 섰다. 홀로 선 것은 아니지만 가장 높은 곳까지 올랐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빅보이' 이대호(30, 오릭스)가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홈런 부문 공동 선두로 도약했다. 이대호는 27일 요코하마와의 경기에서 시즌 9호포를 쏘아올리며 소프트뱅크의 페냐와 홈런 레이스 1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같은 리그에서 이대호보다 많은 홈런을 기록 중인 타자는 아무도 없다.
페냐와 공동 선두이긴 하지만 단독 선두로 올라서는 것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홈런 페이스가 페냐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기 때문이다. 페냐가 지난 17일 9호 홈런 이후 7경기째 홈런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는데 반해 이대호는 최근 7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몰아치고 있다.
홈런 말고도 이대호는 각종 타격 순위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리그 정상급 타자로 손색 없는 성적표를 작성해 나가고 있다.
먼저 '4번타자'로서 빼놓을 수 없는 기록, 타점이다. 이대호는 27일 현재 26타점으로 리그 타점 부문 4위에 올라 있다. 선두 이나바 아쓰노리(니혼햄, 34타점)와는 8타점 차. 센트럴리그와의 교류전에 돌입한 이후 9경기에서 10타점을 쓸어담으며 타점 부문에서도 선두권을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홈런 수가 많아지면서 장타율 순위도 많이 올랐다. 이대호는 4할6푼의 장타율로 리그 6위에 올랐다. 선두는 역시 이나바로 5할6푼9리를 기록 중이다. 이나바가 2루타 14개, 3루타 3개를 만들어내며 장타율을 끌어올린 반면 이대호는 2루타 3개, 3루타는 1개 뿐이다. 의외로 2루타가 적다는 것이 눈에 띈다.
선구안과 상대 투수들의 견제를 알 수 있는 지표인 볼넷은 총 22개를 골라내 5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많은 볼넷 수에도 불구하고 출루율은 3할5푼8리로 13위에 머물러 있다. 이는 2할6푼4리에 그치고 있는 타율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대호의 타율은 리그 1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타율이 낮은 것이 유일하게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타율도 점차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4경기를 치른 시점이던 지난 4월18일 소프트뱅크와의 경기 후에는 1할9푼6리로 타율이 1할대까지 추락했던 적도 있다. 지금같은 상승세가 계속된다면 타율도 점차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이대호는 득점 9위(20득점), 안타 13위(43개)에 올라 있다. 타격 전 부문에서 빠지지 않는 성적을 기록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4번타자'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는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라 있다는 것이 이대호의 존재 가치를 입증시켜준다.
올 시즌이 일본 진출 첫 해라는 점에서 이대호의 활약이 더욱 눈부시다. 이제는 새로 도전한 무대에서 적응을 넘어 리그 정상급 타자로 우뚝 서기 시작한 이대호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