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순위표가 요동치고 있다. 그러나 달라지지 않는 것도 있다. 최하위를 지키고 있는 한화 이글스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꾸준히 선두권을 지키는 SK 와이번스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삼성 라이온즈 이야기다.
29일 현재 1위와 7위의 승차는 불과 3경기일 뿐이다. 8위 한화도 선두와의 승차가 7경기밖에 벌어지지 않았다. 5월이 끝나가는 시점, 상위권과 하위권이 갈릴 때도 됐지만 올 시즌은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한 혼전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혼전 속에서도 크게 움직이지 않는 것도 있다. 바로 SK와 삼성의 순위다. 하루가 멀다하고 뒤바뀌는 순위표지만 SK와 삼성의 변화 폭은 그리 크지 않다. 약 3주 전이던 지난 10일에도 SK는 1위였고 삼성은 7위였다. 그리고 당시 두 팀은 지금과 똑같이 3경기의 승차를 보이고 있었다.
물론 SK와 삼성도 순위의 등락을 경험했다. 하지만 그 폭이 크지 않았다. 3위로 5월을 시작한 SK는 지난 8일 1위로 올라선 이후 현재까지 1~2위만을 오가고 있다. 삼성도 잠시 5위까지 치고 올라간 적이 있지만 5월의 대부분을 순위표 6~7번째 자리에서 보내고 있다.
5월 한 달간 1위부터 5위까지를 경험한 두산과 넥센, 1위부터 6위까지를 오간 롯데와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선두권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는 SK에게는 힘이 느껴지고,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삼성에게는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해와 달라진 점들이 눈에 띈다.
SK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지난주 주중 3연전을 두산에게 싹쓸이패 당한 것. 이어 맞붙은 삼성과의 주말 3연전 첫 경기마저 내주며 올 시즌 두 번째 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그 사이 넥센의 무서운 기세에 밀려 2위로 밀려났지만 삼성과의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다시 선두로 올라섰다.
삼성은 5할 승률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KIA와의 3연전에서 2승1패를 기록하며 어렵사리 5할 승률에 올라섰지만 이어진 넥센과의 3연전에서 '스윕'을 당하며 다시 승률 5할과 멀어지고 말았다. 그러다 보니 하위권에서 치고 올라가지를 못한다.
SK는 지난 5년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저력을 드러내고 있다. 강팀의 면모를 잃어버리지 않았다. 새로운 사령탑 이만수 감독이 부임했지만 전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김광현 송은범 등 주축 투수들이 빠져 있지만 오히려 윤희상, 박희수 등 새로운 얼굴들이 마운드에서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연패에 빠지더라도 바로 팀을 추스릴 수 있는 것은 지난 5년간 강자로 군림한 경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은 강점이던 마운드가 예전만 못하다. 선발과 불펜이 모두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삼성 특유의 지키는 야구를 할 수 없게 됐다. 좌완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차우찬은 2군에 머물다 지난 23일 겨우 1군에 모습을 드러냈다. 불펜의 필승조였던 권혁과 권오준은 부진을 이유로 지난 27일 2군으로 내려갔다.
그럼에도 삼성은 여전히 팀 평균자책점 3위(3.89)에 올라 있다. 그러나 타선에서는 최형우가 빠지며 엇박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홈런왕 최형우는 단 1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한 채 2군에서 컨디션을 조절 중이다. 이승엽이 복귀하면서 기대됐던 시너지 효과도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이제 곧 8개 구단 감독들이 승부처라고 지목한 6월이 시작된다. 아직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순위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혼전 속 꾸준함을 보여줬던 SK와 삼성의 순위표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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