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필승 불펜 요원 유원상(26)이 전날 부진을 만회하며 팀 승리에 듬직한 디딤돌을 놓았다.
유원상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8-4로 앞서던 8회초 무사 1,3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LG로서는 전날의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 유원상에게는 전날 보여준 최악의 피칭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전날 LG는 5-2로 앞서던 8회초 대거 6점을 내주며 5-8 역전패를 당했다. 역전패의 중심에는 믿었던 셋업맨 유원상의 부진이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 8회초 등판한 유원상이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아내지 못하고 3피안타(1홈런) 1볼넷 4실점, 역전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경기 전 전날 실점에 대해 "이번 달 줄 점수 다 준 것"이라며 변함 없는 자신감을 내비친 유원상은 자신이 한 말을 실천에 옮겼다. 무사 1,3루에서 조인성을 상대로 3루수 땅볼을 유도해낸 것. 병살 플레이가 이뤄진 사이 한 점을 내주긴 했으나 볼을 끄러 나온 소방수로선 가장 이상적인 땅볼 유도였다. 이어 박정권까지 투수 앞 땅볼로 요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자칫 대량 실점 위기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유원상이 SK의 반격세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결국 LG는 9회말 마무리 봉중근까지 투입한 끝에 10-6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전날의 악몽을 떨쳐낸 유원상의 호투가 디딤돌이 된 승리였다.
경기 후 유원상은 "(이)승우의 첫 승을 지켜주고 싶었는데 그렇게 돼 기분이 좋다"며 "(우)규민이 형의 실점을 막아내지 못한 것은 미안하다"고 동료들을 생각하는 자세를 보였다. 이날 이승우는 5이닝 4실점으로 데뷔승을 따냈고, 8회초 무사 1,3루의 위기를 초래했던 우규민은 유원상의 구원 도움을 받아 1실점으로 자책점을 최소화했다.
이어 유원상은 "3루수 (정)성훈이 형이 잘 잡아줘 병살타로 연결시킬 수 있었다"며 "야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경기 후에는 수훈선수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승우의 얼굴에 케이크를 뒤집어 씌우는 장난을 치며 동료의 의미 있는 첫 승을 축하해주기도 했다.
하루만에 제 모습을 찾은 유원상. 필승 셋업맨의 복귀로 LG는 전날 역전패를 설욕하며 다시 2위 자리에 올라섰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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