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연장' 김연아의 또 다른 꿈, IOC 선수 위원

[정명의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2, 고려대)가 현역 연장을 선택했다. 김연아의 은퇴 무대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이다.

김연아는 2일 태릉선수촌 국제스케이트장 2층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현역 은퇴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그동안 온갖 추측과 논란을 낳았던 김연아의 현역 생활은 당분간 계속되게 됐다.

이날 김연아는 그동안 주변의 큰 관심과 애정이 때론 큰 부담감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대회 출전을 위한 고된 훈련, 그동안 보여줬던 완성도 높은 연기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도 심리적 압박이었다. 그렇다면 김연아가 현역 연장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연아는 "계속해서 짓눌러왔던 선수생활 목표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다"며 "나 스스로가 기대치를 조금 낮추고 '오직 나만의 피겨연기를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다. 만일 지금 선수 생활을 포기한다면 나중에 그 결정에 대해 후회하고 인생에서의 큰 아쉬움으로 남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연아 스스로 밝힌 현역 연장에 대한 1차적인 목표는 스스로의 선수 생활에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역 생활에 대해 아직 미련이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각의 '선수로서 이제 끝'이라는 평가도 스스로 깨끗히 씻어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IOC 선수위원에 대한 꿈도 현역 연장을 결정한 하나의 큰 이유였다. 김연아는 "아울러 소치 올림픽에서 은퇴한다는 것은 IOC 선수위원을 향해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명예롭게 소치올림픽에서 선수 은퇴를 한 뒤 지난해 평창올림픽 유치활동에 매진하며 키워왔던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는 뜻이다.

김연아는 "어쩌면 소치 올림픽에서의 현역은퇴는 저의 새로운 꿈과 도전을 위한 또 다른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치에서 선수로서 유종의 미를 거둔 뒤, 당당히 제 2의 인생을 시작하겠다는 것이 김연아의 목표이자 꿈이다.

그러나 김연아는 두 가지 이유 중 IOC 선수위원 도전에 더 큰 비중을 두지는 않았다. 김연아는 "딱 한 가지 이유는 아니었다"며 "선수로서 아쉬움 때문일 수도 있고 결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포기하기엔 아직 아쉬움이 남았다"고 말하며 오히려 아직 선수로서 더 보여줄 것이 남았다는 것이 더 큰 이유라는 뉘앙스를 남겼다.

김연아는 다시 한 번 올림픽 무대에 도전을 결심했다. 이유가 무엇이든 김연아의 이번 결정은 한국은 물론 세계 피겨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피겨 여왕'의 도전이 다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