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한국 축구 올림픽대표팀 골키퍼 정성룡(27, 수원 블루윙즈)은 최근 자존심이 상했다. 그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있다.
이유는 최근 K리그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1일 K리그 19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정성룡은 5골이나 허용했다. 수원의 0-5 대패. 그리고 20라운드 경남FC와의 경기에서도 3골을 내줬다. 수원은 경남에도 0-3 충격패를 당했다.
두 경기에서 8실점. 한국 NO.1 골키퍼라 불리는 정성룡의 성적표라고는 믿기 힘든 기록이다. 이런 최악의 성적은 K리그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2012 런던 올림픽을 앞둔 올림픽대표팀의 수문장 역시 정성룡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성룡은 와일드카드로 발탁된 선수다. 최근 정성룡의 부진이 올림픽대표팀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2경기 8실점은 정성룡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더 큰 문제는 수원 수비진의 붕괴였다. 최고의 골키퍼라고 해도 수비진이 무너진다면 방법이 없다. 정성룡의 몸상태와 컨디션, 경기 감각은 전혀 문제가 없는 상태다. 8실점이라는 기록은 정성룡의 문제가 아닌 수원 전체의 문제였다.
9일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파주NFC)에서 만난 정성룡은 "경기(경남전)가 끝나고 서정원 코치님이 선수들을 모아 놓고 앞으로 자신의 이름을 다 내려놓고 경기에 임하자고 하셨다. 수원이 전체적으로 하나가 되지 못했다. 윤성효 감독님이 모두 본인의 책임이라고 하셨는데 선수들 책임도 크다.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대패의 상실감을 전했다.
하지만 정성룡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지금은 수원을 잠시 떠나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나간 일을 빨리 잊고 올림픽대표팀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올림픽 무대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 자신했다.
정성룡은 "다시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했다. 이전 경기는 다 잊고 대표팀에 집중할 것이다. 지난 K리그 2경기로 인해 많은 것을 느꼈다. 앞으로는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홍명보 감독님도 멕시코와의 1차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 경기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굳은 의지를 다졌다.
이어 정성룡은 자신의 몸상태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고 전했다. 그는 "몸상태는 좋다. 피곤하지 않고 평상시와 같다. 준비도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 심적으로도 상처를 받거나 하지 않았다. 올림픽을 위해 전진하겠다"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정성룡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최고의 골키퍼다. 홍 감독도 와일드카드까지 쓰며 합류시키고 싶었던 선수였다. 게다가 올림픽대표팀 내 최선참으로 팀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선수다. 지금은 정성룡을 흔들어서도 안 되고 정성룡은 흔들려서도 안 된다. 지난 일은 잊고 올림픽 사상 첫 메달만 생각하면 된다.
조이뉴스24 파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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