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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수' LG, 지난해와 같은 점-다른 점


[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선발 에이스 주키치의 불펜 투입이라는 '초강수'를 통해 7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일단 한숨을 돌린 LG는 전반기 남은 2경기에서도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LG가 선발 투수를 불펜 투입한 것은 지난해에도 있었다. LG는 지난해 주키치-리즈-박현준 등 선발 '빅3'를 모두 한 번씩 불펜으로 활용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지난해와 올 시즌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을 살펴보자.

◆같은 점, '위기'였다

초강수는 위기 상황에서 나오는 법이다. 팀이 무리 없이 잘 굴러가고 있다면 초강수를 던질 이유가 없다. 지난해에도 올 시즌도 LG는 위기 상황에서 선발 요원들을 불펜 등판시켰다.

지난해 LG는 7월6일 대전 한화전에 '광속 사이드암'으로 각광받던 박현준을 불펜 투입시켰다. 박현준은 3.1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지만 팀은 10-7 역전승을 거뒀다. 다음날인 7월7일 한화전에서는 주키치가 8회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리즈는 7월20일 넥센전에 구원 등판해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이처럼 선발 투수 3인방이 모두 불펜 등판 경험을 했다. LG의 처지가 어지간히 급했기 때문이다. 박현준의 불펜 등판이 있었던 7월6일 LG는 4연패의 늪에 빠져 있었다. '+10'까지 벌어놨던 승패 차는 '+2'까지 줄어들어 있었고, 상위권이었던 순위도 4위로 주저앉아 5, 6위 팀들의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을 때였다.

올해 역시 위기 상황에서 주키치가 불펜 등판을 감당했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았다. 그래도 지난해는 전반기까지 5할 승률을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 LG는 주키치의 호투로 7연패를 끊기 전까지 승패 차가 벌써 '-9'까지 벌어져 있었다. 더 이상 밀리면 일찌감치 올 시즌을 접어야 할 상황이 닥칠 수도 있었다.

◆시기가 다르다

지난해 박현준-주키치의 깜짝 카드는 아직 전반기를 12경기나 남겨 놓은 시점에서 던져졌다. 전반기 남은 일정 동안 두 선수에게는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불펜 알바'를 소화했던 리즈는 그에 따른 영향이 비교적 적었다.

지난해 주키치의 성적을 살펴보면 과부하의 영향을 알아볼 수 있다. 주키치는 불펜 등판 이전 3경기에서 7.2이닝 1실점-8이닝 2실점(1자책)-8이닝 무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불펜 등판 이후 3경기에서는 6.2이닝 4실점-5이닝 4실점(3자책)-3.1이닝 5실점으로 극과 극의 내용을 보여줬다.

올 시즌에는 초강수가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나왔다는 점이 다르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수들에게 미치는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지난해 리즈와 비슷한 케이스다. 이번 주키치의 경우도 나흘 전 선발 등판에서 불과 2.2이닝을 던진 이후 등판이기 때문에 크게 무리라고는 볼 수 없다.

◆뒷문이 다르다

지난해 박종훈 전 감독이 선발 투수들을 불펜 등판시킨 가장 큰 이유는 뒷문의 불안 때문이었다. 확실한 마무리가 없었던 지난해 LG는 막강한 선발 투수 3명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경기 후반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뒷문 강화를 위한 고육지책으로 강수가 등장했던 셈이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지난해 '언제 뒤집힐지 모른다'는 불안 요인이 주키치의 불펜 등판을 만들어냈다면 올 시즌은 단순히 연패를 끊기 위한 대안이었다. 올 시즌에는 '뒷문 불안'이라는 근본적인 원인에서 자유로운 셈이다.

올 시즌 LG는 유원상-봉중근이라는 확실한 '필승조'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주키치의 등판도 6, 7회 2이닝으로 끝났다. 8회에는 셋업맨 유원상이, 9회에는 마무리 봉중근이 나와 승리를 지켜내며 경기를 매조지했다. 지난해 불펜으로 나선 선발 요원들이 8,9회를 책임지며 세이브를 따냈던 것과는 심리적인 부분에서 큰 차이가 있다.

선발 투수의 불펜 등판은 득보다는 실이 많은 그야말로 고육지책이다. 성과는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상처가 남는 계책이다. 아무리 휴식일이 충분하다고는 하지만 언제 어떤 형태로 후유증이 나타날지 모른다. 그만큼 아직 LG의 전력은 불완전한 상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총력전을 통해 연패를 끊어냈고, 그로 인해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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