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4강 꿈이 멀어지고 있다. 올 시즌 첫 끝내기 승리의 기세도 이어가지 못했다.
LG는 8일 잠실 롯데전에서 5-6으로 분패했다. 상대보다 5개나 많은 13개의 안타를 기록하고도 집중력 부족을 드러내며 무릎을 꿇었다. 전날 맛봤던 짜릿한 끝내기 승리의 기쁨도 채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이날 패배로 LG는 39승 3무 50패를 기록했다. 4강 진출의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5할 승률을 하기 위해서는 남은 41경기에서 26승 15패(승률 0.634) 이상의 성적을 남겨야 한다. 사실상 올 시즌 LG의 전력으로는 어려운 목표다. 4위와의 승차도 7경기나 벌어졌다.
그렇다고 벌써 시즌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미래를 위한 대비도 중요한 시점이 됐다. 사실 올 시즌 시작과 함께 LG는 젊은 선수들의 육성에 큰 공을 들였다. 시즌 시작과 함께 주축 선수 3명이 FA로 팀을 떠났지만 외부 전력을 하나도 영입하지 않았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통해 팀 체질을 개선시키려는 의도가 내포된 선택이었다.
성과도 있었다. 마운드에서는 이승우와 최성훈이 눈에 띈다. 경찰청에서 제대하고 돌아온 중고 신인 이승우는 시즌 초반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에 비해 최근 힘이 빠진 모습이지만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경험을 쌓고 있다. 대졸 신인 최성훈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태는 중이다.
올 시즌 1차 지명 신인인 포수 조윤준도 중용되고 있다. 조윤준은 최근 5경기 연속 선발 마스크를 쓰며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시키고 있다. 아직 신인으로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지만 공수에서 점차 발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몇몇 눈에 띄는 새 얼굴들이 있지만 기존의 유망주들이 더딘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해 9승을 따내며 신인왕 후보에까지 올랐던 임찬규는 6월 이후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2010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신정락 역시 올 시즌 1군 등판이 단 1경기 뿐이다.
이병규(7번)와 오지환 외에 주전 자리를 꿰찰만한 젊은 야수들이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다. 여전히 LG 야수진의 중심은 이병규(9번),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 등 30대 중후반의 선수들이다. 최근에 '거포 유망주' 정의윤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올 시즌 확실한 달라진 점도 있다. '영원한 1군 선수는 없다'는 강한 메세지를 선수단에 심어놓은 것이다. 이는 2군 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가, 1군에 있는 선수들에게는 긴장감을 조성해 팀 전체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쳤다. 신고선수 출신 최영진, 이천웅, 이민재 등이 1군에 올라와 깜짝 활약을 펼쳤던 것도 같은 맥락. 그러나 이들의 활약이 '깜짝'에 그쳤다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는데 있어 LG 코칭스태프의 과제가 됐다.
LG는 시즌 개막 전 하위권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프로야구 전체에 큰 재미를 안겼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전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서서히 4강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시점. LG는 4강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되 팀의 미래도 챙겨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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