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구원왕 경쟁이 치열하다. 무려 세 명의 선수가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지금으로선 올 시즌 구원왕을 누가 차지할 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김사율(롯데)이 4일 KIA전에서 세이브를 따내 30세이브 고지에 올라서면서 구원 1위가 3명이 됐다. 오승환(삼성)과 프록터(두산)가 먼저 30세이브를 기록하고 있었다.
구원 선두를 독주하던 프록터가 오승환과 김사율에게 따라잡힌 모양새다. 프록터는 최근 두산의 부진으로 세이브를 챙길 기회를 좀처럼 갖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꾸준한 세이브 페이스를 보이던 오승환과 김사율이 프록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프록터가 오승환과 김사율에게 따라잡힌 것은 팀 성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때 선두 삼성을 위협하던 두산이 4위까지 밀려나면서 프록터도 제자리걸음을 시작했다. 반면 삼성과 롯데가 선두와 2위 자리 굳히기에 돌입하면서 오승환과 김사율은 꾸준히 세이브를 올릴 기회를 얻고 있다.
프록터는 지난달 24일 30세이브를 기록한 이후 세이브가 없다. 이후 세 번이나 등판했지만 세이브 없이 1승만을 챙겼다. 그 사이 오승환은 2세이브, 김사율은 3세이브를 추가해 나란히 3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지금까지의 성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구원왕 오승환이 가장 안정적으로 뒷문을 지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승환은 올 시즌 블론세이브가 단 1개뿐이다. 반면 김사율은 3번, 프록터는 5번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셋 중 안타를 가장 쳐내기 어려운 투수는 역시 오승환이다. 오승환의 피안타율은 1할8푼1리. 프록터가 2할1푼8리, 김사율은 2할3푼6리다. 이닝당 출루 허용율(WHIP)에서도 0.89를 기록 중인 오승환이 1.07의 김사율, 1.16의 프록터에 앞선다.
평균자책점은 1.81을 기록 중인 프록터가 가장 좋다. 오승환은 2.20, 김사율은 2.75를 기록하고 있다.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어떻게든 실점 없이 승리를 지켜내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 프록터의 평균자책점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스타일도 각기 다르다. 오승환은 묵직한 직구를 주무기로 슬라이더를 간혹 섞어 던지는 정도지만 워낙 구위가 빼어나 힘으로 상대를 제압한다. 프록터는 빠른공과 다양한 변화구, 김사율은 정교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타자들을 상대하고 있다. 각자 스타일은 다르지만 팀의 뒷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는 것은 공통점이다.
이제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는 셈이다. 누구도 타이틀을 장담할 수 없다. 주로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하는 마무리 투수의 특성상 남은 경기 팀 성적이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 싸움과 함께 구원왕 경쟁 역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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