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박주영(27, 셀타 비고)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조금씩 빛을 내기 시작했다.
잉글랜드 아스널을 떠나 셀타 비고 유니폼을 입은 박주영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발렌시아와의 리그 4라운드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후반 26분 교체 출전하며 스페인 무대를 처음 밟았다. 팀은 1-2로 패배했다.
그리고 23일 헤타페와의 5라운드에서 박주영은 스페인 진출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그것도 팀의 2-1 승리를 이끈 결승골이었다. 박주영은 후반 20분 교체 출전해서 3분 만인 후반 23분 크론 델리의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시키며 골망을 흔들었다. 박주영다운 골이었다.
2경기 연속 출장, 그리고 강렬한 데뷔골까지. 박주영은 스페인 무대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주영의 부활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전력에도 영향을 미치게 돼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이기에 박주영이 살아나는 만큼 대표팀도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차전에서 박주영은 포효하지 못했다. 후반 26분 교체 투입된 박주영은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경기 감각과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최근 스페인 리그에서의 활약이 박주영을 향한 시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오는 10월16일 이란과의 최종예선 4차전 원정경기는 한국의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행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재 한국은 2승1무로 조1위를 달리고 있지만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앞선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첫 무승부를 거둬 승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게다가 A조에서 가장 껄끄러운 상대 이란이고 원정경기다. 한국이 이란 원정에서 승점 3점을 얻는다면 월드컵 본선행 8부 능선을 넘을 수 있다. 그만큼 중요한 경기다.
따라서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어떤 선수들을 선발할지, 어떤 조합으로 이란을 상대할지 복잡하다. 이런 상황에서 박주영이 스페인 무대 데뷔골 소식을 전해왔다. 최 감독도 웃을 만한 일이다.
하지만 최 감독은 환하게 웃지 않았다. 박주영의 데뷔골 소식을 반기면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박주영이 데뷔골을 넣기는 했지만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은 것은 아니다. 박주영은 셀타 비고에서 2경기에 나섰지만 선발 출전은 한 번도 없었다. 최 감독이 박주영에 바라는 것은 골보다도 꾸준한 경기 출전이었다.
박주영의 골 장면을 봤다는 최 감독은 "골을 넣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경기에 꾸준히 출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경기에 지속적으로 출전해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대표팀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럽파들은 경기 출전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박주영을 이번 대표팀에 선발할 지는 코칭스태프들과 더 상의를 해봐야 한다"며 골보다는 꾸준한 경기 출장을 강조했다.
박주영이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아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또 꾸준히 골을 넣고, 스페인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만 최 감독은 환하게 웃을 수 있다. 한국 축구팬들도 모두 바라는 일이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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