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4회까지는 에이스다운 피칭이었다. 그런데 5회말 실책이 빌미가 돼 무너지며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놓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롯데 자이언츠 우완 송승준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투수로 나왔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포스트시즌 들며 일찌감치 송승준을 첫 경기 선발로 낙점했다. 최근 컨디션도 좋은 데다 팀내 최다승 투수인 쉐인 유먼이 지난 9월 2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서 투구 도중 왼쪽 발가락을 다쳤기 때문에 송승준에게 1선발 자리를 맡겼다.
송승준은 4회까지 54구를 던지면서 3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1회말 연속 2안타를 맞고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실점하지 않고 위기를 넘겼고, 이후 2, 3회는 연속 삼자범퇴로 막았다. 볼넷은 단 한 개도 없었다. 반면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는 같은 이닝 동안 82구를 던지면서 4볼넷을 허용하는 등 3실점했다.
그러나 롯데가 3-0으로 앞서고 있던 5회말 수비에서 실책으로 사단이 났다. 두산 선두타자 임재철은 2루수 조성환 앞으로 가는 평범한 땅볼을 쳤는데 조성환이 백스탭을 밟다 그만 뒤로 빠트렸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쉽게 잡을 수 있던 상황이 무사 1루가 됐다.
실책에 흔들렸을까. 송승준은 다음 타자인 양의지 타석 때 보크를 범했다. 주자 임재철에게 견제를 하려던 동작에서 보크가 선언됐다. 곧이어 송승준은 양의지에게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허용해 이날 첫 실점을 했다.
이어 타석에 나온 김재호의 3루 땅볼 타구는 병살로 처리할 수도 있었는데 2루수 조성환이 병살을 노리고 1루로 던진 송구가 1루수 박종윤 옆으로 빠지는 실책이 되는 바람에 아웃카운트를 하나만 잡는데 그쳤고, 타자주자 김재호는 2루까지 진루했다. 다음 타자 이종욱은 좌익선상 2루타를 날려 김재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1점 차로 쫓긴 송승준은 오재원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김현수를 고의사구로 내보낸 뒤 맞은 윤석민 타석에서 1루 견제를 한다는 것이 또실책이 되며 공이 뒤로 빠졌다. 그 틈을 타 2루에 있던 이종욱은 홈까지 내달렸고 순식간에 3-3 동점이 됐다. 크게 흔들린 송승준은 결국 계속된 2사 3루서 윤석민에게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아 추가실점하며 역전을 당하고 말았다.
롯데 벤치는 결국 송승준을 내리고 대신 좌완 강영식을 내세웠다. 4회까지 완벽하게 상대 타선을 막았던 송승준은 수비 실책과 자신의 보크, 견제 실책에 발목이 잡히며 4.2이닝 6피안타 4실점(무자책점)의 기록을 남기고 씁쓸히 마운드를 내려왔다.
조이뉴스24 잠실=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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