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김성배와 용덕한. 둘은 두산 베어스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공통점이 있다. 김성배는 2011시즌이 끝난 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그리고 용덕한은 지난 6월 트레이드로 각각 거인군단의 일원이 됐다.
두 선수는 공교롭게도 롯데와 두산이 만난 준플레이오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친정팀을 울리고 있다. 김성배는 8일과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모두 중간계투 등판해 제 몫을 해내 롯데가 2연승을 거두는 데 마운드의 징검다리 노릇을 했다.
김성배는 8일 1차전에서 3-4로 끌려가고 있던 6회말 송승준, 강영식에 이어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이원석, 임재철, 양의지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간단히 마무리했다.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김재호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이명우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내려왔는데 뒤에 나온 투수들이 적시타를 맞아 실점을 해 1자책점을 기록했으나 투구내용은 깔끔했다.
김성배는 9일 열린 2차전에서도 선발 쉐인 유먼에 이어 7회말 두 번째 투수로 나와 이원석, 최주환, 임재철을 잇따라 범타로 처리하면서 가볍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김성배와 중간계투진이 추가실점을 하지 않아 롯데는 이날 2-1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백업 포수인 용덕한은 1차전 7회말부터 마스크를 썼다. 주전 포수 강민호가 홈 송구를 포구하던 과정에서 불규칙 바운드로 튀어오른 공에 얼굴을 맞아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는 연장 10회까지 간 1차전에서 안정된 투수 리드를 했고 10회초 2루타로 찬스를 열어 결승 득점을 올렸다. 2차전에서는 선발포수로 출장, 강민호의 빈 자리를 잘 메웠다. 특히 1-1이던 9회초 타석에서는 균형을 깨는 역전 솔로홈런을 터뜨려 롯데의 2연승을 이끈 주인공이 됐다.
2연패를 당한 두산에도 롯데 출신 선수들이 주전으로 뛰고 있다. 이원석과 임재철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준플레이오프 들어 김성배와 용덕한의 맹활약에 가려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했다. 이원석은 1, 2차전 모두 3루수 겸 5번(1차전)과 6번(2차전)타자로 나왔고, 임재철은 우익수 겸 7번타자로 각각 선발 출전했다.
두 선수는 수비에서는 제몫을 하고 있는데 두산 벤치로선 다소 아쉬움이 있다. 방망이가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원석은 그나마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1차전 5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2차전에선 2안타를 쳐냈기 때문이다. 임재철은 아직까지 7타수 무안타로 조용하다.
또한 두산에는 역시 롯데 출신으로 한 방이 있는 최준석도 준플레이오프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최준석은 준플레이오프 들어 한 번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두 팀은 11일부터 장소를 롯데의 홈구장인 사직구장으로 옮겨 3, 4차전을 치른다. 2연승을 거두고 있는 롯데는 3차전에서 승부를 끝내려 한다. 반면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린 두산은 어떻게 해서든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다시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5차전까지 시리즈를 끌고 가야만 한다.
이적생들은 친정팀을 잘 아는데다 이적 과정에서 나름의 사연을 가슴에 안고 있을 수 있다. 이전 한솥밥을 먹었던 이적생을 대하는 상대팀이 아무래도 신경을 쓰게 된다. 남은 시리즈에서도 이적생들의 활약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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