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극적으로 승리를 거두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3-3으로 맞서던 연장 10회말 상대 송구실책을 틈타 박준서가 홈인하는 순간 롯데 선수들은 덕아웃에서 모두 뛰어나오면서 승리의 기쁨을 마음껏 누렸다. 홈 팬들은 사직구장이 떠나가라 '롯데'를 연호했다.
3승1패로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함으로써 롯데는 사흘간의 휴식일을 갖고 SK를 만나게 돼 한숨 돌릴 여유를 가지게 됐다. SK를 플레이오프에서 만나게 된 롯데가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타선에서 병살타를 줄이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워낙 병살타 때문에 공격의 맥이 끊긴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4차전에서 극적인 역전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롯데는 중반 이후까지 답답한 공격을 펼쳤다. 7회까지 무득점으로 묶인 데는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내보내고도 결정타가 터져나오지 않은 응집력 부족과 병살타 탓이 컸다.
이날 롯데는 선발투수 고원준이 2회초 윤석민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고 3회초에도 윤석민에게 적시타를 맞고 0-2로 끌려갔다. 그런데 2회말 반격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다. 선두타자 홍성흔이 안타로 출루한 것. 하지만 박종윤이 병살타를 쳐 순식간에 아웃카운트가 두개로 늘어났다. 이후 전준우, 황재균이 연속안타를 쳤지만 점수를 내지 못했다. 한 이닝 안타 3개를 치고도 중간에 병살타가 끼어있어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한 것이다.
4회말에도 안타 3개를 치고도 또 한 점도 못내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손아섭의 2루타와 홍성흔의 내야안타로 무사 1, 2루를 만들었으나 박종윤과 전준우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 투아웃이 됐다. 다음 황재균이 좌전 안타를 쳤으나 타구가 짧아 2루 주자 손아섭이 홈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 결국 만루까지 간 찬스에서 용덕한이 투수 앞 땅볼에 그쳐 득점 기회를 놓쳤다.
만약 롯데가 초반의 이런 좋은 득점기회에서 한두 점이라도 냈더라면 훨씬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롯데는 앞선 3차전에서도 몇 차례 추격 기회에서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며 2-7로 패했다. 3차전에서도 롯데는 두 차례(박종윤, 김주찬)나 병살타가 나왔고 미숙한 주루플레이로 아쉬움을 남긴 장면도 있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지난 11일 3차전 패배 후 "방망이가 처진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점수를 낼 수 있을 때 그러지 못했다"고 아쉬웠던 부분을 되짚기도 했다.
롯데는 두산과 치른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모두 5개의 병살타를 쳤다. 공식 기록상 병살이 5개였지, 주루사 등으로 공격 흐름이 끊긴 경우는 훨씬 많았다.
롯데는 이제 SK 와이번스를 만난다. SK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상대했던 두산과는 전력 차가 난다. 박희수 정우람으로 대표되는 확실한 불펜 카드가 있는 마운드도 탄탄하고 타선은 작전수행 능력이 뛰어나다. 특히나 수비력은 내외야 모두 리그 최강이다. 롯데가 찬스를 잡았을 때 집중력을 끌어올리지 않는다면 점수 내기가 두산전보다 훨씬 어려워질 수 있다.
양승호 감독이 걱정하는 것처럼 점수를 뽑을 수 있는 상황을 자주 놓친다면 롯데는 플레이오프에서도 어렵게 경기를 풀어갈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단번에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병살타는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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