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지 '중심' 기성용, 녹아드는 팀플레이로 주전 굳히기

[이성필기자] 이제는 더 이상 주전임을 의심하지 않아도 될 활약이다.

'기라드' 기성용(23, 스완지시티)이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의 마음을 완벽하게 훔치고 있다. 기성용은 21일 오전(한국시간)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201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위건전에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팀의 2-1 승리를 도왔다.

스완지로서는 두 달 만의 승리였다. 시즌 초반의 기세를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처럼 깔끔한 패스 중심의 축구로 위건을 압도했다.

'스완셀로나'라는 별명처럼 패싱 축구를 구사하는 스완지의 플레이스타일에 반해 이적을 선택한 기성용은 경기 내내 팀 전력의 한 축으로 활약했다. 순식간에 공격 가담을 해 상대에 부담을 주는 것은 물론 세트피스의 키커로 나서 예리한 킥으로 위건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영국 언론의 평가도 후했다. 스카이스포츠는 기성용에게 평점 7점을 부여하면서 "경기를 잘 컨트롤했다"라고 평가했다. 미겔 미추와 데 구즈만(이상 8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수였다.

사실 기성용의 여건은 좋지 않았다. 지난 17일 이란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4차전 경기를 치르고 팀에 합류해 역시차에 걸렸고 체력도 다소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기성용은 선발로 투입됐다. 라우드럽 감독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았음을 알 수 있다. 전반 1분 페널티지역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낮게 깔아 왼발 슈팅을 하는 등 처음부터 적극적이었다.

패스의 강약을 조절하며 스완지의 속도 축구를 조절하는 역할도 했다.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스완지의 패스에 기성용은 시작 또는 중간 역할을 제대로 했다.

볼 간수도 일품이었다. 상대의 압박에 뒤로 돌아가며 볼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볼을 뺏기지 않으면서 스완지의 공격 흐름을 끊지 않은 것이다.

다만, 아무래도 피로감 때문인지 동료를 향한 침투 패스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위건 수비가 전진했던 것도 있었지만 승리 자체에 목적이 있었기 때문인지 짧은 패스 중심으로 경기를 전개해나갔다.

기성용은 아직 팀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자신의 장기를 아직 다 발휘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스완지의 조직력이 더 좋아지면 기성용 최고의 장점인 동료를 향한 연계 패스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이 제 실력을 발휘할수록 스완지도 더욱 강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