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 쪽은 불안하고 한 쪽은 지쳤다.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겨루는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불펜 이야기다.
SK와 롯데는 22일 문학구장에서 플레이오프 5차전을 치른다. 이날 승리를 거두는 팀이 한국시리즈에 올라 정규시즌 1위팀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게 된다. SK는 김광현, 롯데는 유먼을 선발로 내세웠다. 둘 모두 팀의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투수들이다.
선발 맞대결 외에도 승부를 가를 수 있는 변수는 많다. 대표적인 것이 불펜이다. SK는 전통적으로 불펜이 강한 팀. 올 시즌 역시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롯데는 올 시즌 대변신을 꾀했다. 구원 등판한 투수들이 툭하면 불을 지르던 모습에서 벗어나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 튼튼한 불펜을 갖추게 됐다.
SK의 불펜은 박희수, 정우람이 두 좌완이 핵심이다. 박희수는 올 시즌 역대 한 시즌 최다 홀드 신기록(34홀드)을 세우며 SK의 정규시즌 2위에 큰 역할을 해냈다. 정우람은 팀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30세이브를 따냈다. 두 선수의 존재는 상대팀이 경기 후반 추격 의욕을 잃게 만들기 충분했다.
롯데는 김성배, 최대성, 강영식, 김사율, 정대현이 승부처와 경기 후반을 책임진다. 질은 물론이고 숫자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양떼불펜'이라는 별명은 사령탑 양승호 감독의 성(양)과 '떼'지어 등판한다는 뜻이 결합해 만들어졌다.
SK는 박희수, 정우람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걱정이다. 1차전 승리 후 2차전에서 박희수가 블론세이브, 정우람이 패전을 기록하며 나란히 무너졌다. 4차전에서는 박희수가 건재한 모습을 보였지만 정우람은 홍성흔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는 등 정상 컨디션이 아닌 것으로 보였다.
롯데의 불안요소는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며 선수들이 많이 지쳐 있다는 점이다. 김성배는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 모두 등판한 뒤 플레이오프에서도 1~3차전에 등판했다. 감기 몸살 증세가 있지만 팀을 위해 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대성도 준플레이오프 3경기, 플레이오프 3경기에 등판했다. 슬슬 체력이 바닥을 드러낼 때다. 정대현은 무릎 근육통으로 3, 4차전 등판을 걸렀다. 5차전에 등판하더라도 많은 타자들을 상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사율의 체력에 여유가 있다는 것이 위안거리다.
5차전은 양 팀 모두 총력전이다. 패배는 곧 탈락이다. 점수를 내면 마운드를 총동원해 지키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불펜 '필승조'의 역할이 중요하다. 불안한 SK와 지친 롯데. 과연 승리를 지켜내는 불펜은 어느 쪽일까. 불펜 대결이 5차전 승부의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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