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동 1985', 고문 공간 재현한 '대공분실' 세트 공개

[권혜림기자] '남영동 1985'가 고문 피해자들의 증언을 통해 재현한 '남영동 대공분실 515호' 세트장을 공개했다.

정지영 감독의 신작 '남영동1985'는 1985년, 공포의 대명사로 불리던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벌어진 22일 간의 기록을 담은 영화로, 故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수기 '남영동'을 극화했다. 영화의 주 배경이 바로 고문이 이뤄진 '남영동 대공분실 515호'다.

30일 배급사 아우라픽쳐스에 따르면 제작진은 세트 제작을 위해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취조를 당한 경험이 있는 정지영 감독의 지인과 함께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았다. 지난 1976년에 세워져 1990년대까지 시국사범을 취조하는데 사용된 남영동 건물은 남산의 안기부, 서빙고동의 보안사와 함께 박정희-전두환을 잇는 공포정치를 상징하는 건물이다.

지난 2005년 10월 이후 경찰의 인권보호센터로 개칭한 이 건물은 인권교육을 위해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있다. 고문이 자행되었던 모든 방들은 이전의 흔적들이 말끔히 지워져 있고, 물고문이 자행됐던 욕조도 철거돼 있다. 1987년 6월 항쟁을 불러일으킨 박종철 열사가 고문 받았던 취조실만이 복원된 상태다.

미술팀은 고문피해자의 증언에 의존해 故 김근태 의원이 고문 받은 515호실의 디테일을 재현했다. 취조실 도면을 완성한 후 전국 방방곡곡의 고문 피해자들을 찾아 다니며, 대공분실의 실재에 다가갔다. 당시 건물에 사용됐던 건축 자재 및 소품이 없어 문고리, 천장의 장식, 철조망, 샤워꼭지 하나까지 제작해야 했다는 전언이다.

'부러진 화살'을 잇는 문제작으로 손꼽히며 기대를 모으는 '남영동 1985'에는 박원상·이경영·명계남 등이 출연한다. 오는 11월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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