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공격적인 투구를 하겠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고원준이 10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아시아시리즈 2012'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경기를 앞두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롯데는 이날 요미우리를 상대로 한층 더 부담을 안고 일전을 벌이게 됐다. 전날 열린 경기에서 요미우리와 함께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삼성 라이온즈가 라미고 몽키스(대만)에 0-3으로 덜미를 잡히는 바람에 결승 진출이 좌절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롯데마저 요미우리에 패한다면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 결승에는 손님격인 요미우리와 라미고가 나서게 된다. 롯데의 요미우리전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롯데는 요미우리전 선발로 일찌감치 고원준을 낙점했다. 겁없는 20대 초반의 고원준은 일본을 대표하는 명문팀 요미우리의 명성에 결코 주눅들지 않는다.
고원준은 경기가 없었던 9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팀 훈련을 소화했다. 그는 "숙소에서 상동구장으로 이동하면서 TV를 통해 요미우리 경기를 봤다"며 "일본타자들이 아무래도 공을 오래 기다리는 스타일이고 선구안이 뛰어나지 않나"라며 "그래서 요미우리전은 유인구 비중을 줄이고 빠른 타이밍으로 승부를 가져가겠다"고 밝혔다.
고원준은 "선발 등판을 앞두고 불펜 투구에서 스트라이크를 잘 잡지 못했지만 크게 걱정할 건 아니다"라며 "아무래도 집중력에서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첫 이닝이 중요하다"며 "6이닝을 잘 버티는 게 목표"라고 얘기했다.
고원준에겐 이번 요미우리전이 오랜만에 등판하는 한일전이다. 고원준은 제주 신광초등학교에서 처음 야구공을 손에 잡았다. 그는 "초등학교 때 교류전이 열렸는데 그 때 일본팀과 경기에 나가본 적은 있다"고 했다.
아울러 고원준은 "솔직하게 일본프로야구에 대해선 잘 모른다"며 "국내 프로야구를 주로 보고 있는데 일본의 경우 이대호(오릭스) 선배가 출전하는 경기 정도만 봤다"고 말했다. 고원준은 "차라리 모르는게 더 편할 수도 있다"고 했다.
두 팀의 경기는 12시부터 낮경기로 치러진다. 야간경기가 익숙한 선수들에게는 또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 고원준은 "이렇게 되려고 양승호 전 감독이 2군 경기에 많이 뛰라고 한 것 같다"면서 웃었다. 퓨처스리그(2군 경기)는 오후 1시에 경기가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편 요미우리는 이날 지난해 센트럴리그 신인왕을 차지한 사와무라 히로카즈가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다. 한국과 일본의 자이언츠 맞대결에서 두 팀은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이 선발 맞대결을 벌이는 셈. 사와무라는 올 시즌 27경기에 나와 10승 10패 평균 자책점 2.86을 기록했다.
롯데는 고원준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승리를 노릴 수 있다. 롯데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요미우리게 밀리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선수단을 이끌고 있는 권두조 수석코치의 얘기처럼 단판승부의 결과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권 코치는 "선발 투수 대결에서 승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롯데가 한일야구 자존심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고 한국야구의 체면을 지켜낼 수 있을지, 고원준의 어깨에 무거운 짐이 지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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