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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현 "아역 꼬리표? 고민 없었다면 거짓말"(인터뷰)


백성현 주연 '차이나 블루', 오는 13일 개봉

[권혜림기자] KBS 2TV 드라마 '빅'의 길충식, JTBC '인수대비'의 도원군과 성종은 잊어야 한다. 새 영화 '차이나 블루'에서, 백성현은 한껏 거친 남자가 됐다. 고운 선이 엿보이는 얼굴이지만, 얇은 점퍼만 하나 걸치고 줄담배를 피워대는 영화 속 그의 모습은 제법 남자의 분위기를 풍겼다.

1989년생, 우리 나이로 스물 넷인 그지만 1994년 첫 영화를 선보였으니 현재 활동 중인 웬만한 젊은 배우들에겐 한참 선배 뻘이다. 조이뉴스24와 만난 백성현은 "어릴 때부터 연기를 했다는 이유로, 가끔 형들이 '백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장난을 치기도 한다"며 웃었다.

◆"'차이나 블루', 소통에 질문 던지는 영화"

김건 감독의 영화 '차이나 블루'는 조선족과 내국인들 사이의 갈등을 패기 넘치는 젊은이들 사이의 세력 다툼을 통해 재현한다. 백성현은 하고 싶은 것도, 꿈꾸는 것도 없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 속에 반항심을 키우게 된 청년 은혁을 연기한다. 극 중 조선족 길남(김주영 분)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인물이다.

최근작들에서 보여준 철없음 혹은 진중함과는 180도 다른 백성현의 모습이 관객들의 시선을 끌 법하다. 그는 "은혁 캐릭터에 어울리도록 한 쪽 머리카락을 밀었고, 의상 역시 최대한 현실에 가깝게 흠집을 내 입곤 했다"고 운을 뗐다.

"청춘물이지만 메시지가 특별한 영화예요. 서로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살아간다는 점이 소통에 대한 질문을 던지잖아요. 저는 이렇게까지 반항적인 역할을 한 적은 처음인데, 극 중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정말 많았어요. 원래 비흡연자였는데 촬영 후 가끔 담배를 피우게 됐어요.(웃음) 극 중 은혁에게 어울리는 담배가 무엇일지를 직접 고민해서 고르기도 했죠."

극 초반 자주 등장하는 두 패거리 사이의 액션 신 역시 백성현에게는 다소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는 "'울학교 이티'에선 복싱을 했고,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선 칼 싸움을 했지만 이렇게 주먹으로 달려드는 개싸움은 처음이었다"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다들 열의가 넘치는 배우들이라 액션 신도 대역 없이 진행됐어요. 합을 따로 맞추거나 액션 스쿨에 다닐 여유도 없어 현장에서 합을 맞춰보고 연습하며 촬영을 준비했죠. 추운 겨울 아스팔트 위에서 촬영하다보니 부상의 위험에도 노출돼 있었어요. 육체적으로 힘들기는 했지만 다들 젊어서 그런지 연기할 때는 힘든 줄도 모르고 했던 것 같아요.(웃음)"

◆"아역 꼬리표? 고민 없었다면 거짓말"

MBC 드라마 '다모', SBS 드라마 '천국의 계단' 등에서 남다른 연기력으로 주목받았던 그는 어느새 잔뼈가 굵은 성인 연기자로 자라났다.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다시 성인으로 발돋움하며 성장하는 것이 아역 배우들에겐 결코 작지 않은 부담일 터. 백성현은 "아역의 꼬리표를 떼는 것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입을 열었다.

"특별히 '고등학생 역을 하지 말아야지'하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언젠가 한 감독님이 '고등학생 역이 이제 안 어울린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웃음) 나이를 먹어가며 점점 버거워지는 부분도 있는 거니까, 그런 틀을 굳이 깰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저는 나이를 먹으며 점점 성장할 테고 자연스럽게 이미지에 어울리는, 제 역량에 맞는 역할이 생기겠죠. 그런 부분을 미리 걱정하면 더 힘든 것 같아요."

또래에 비해 오랫동안 연기계에 머물러 온 백성현은 아역 연기자로 사랑받던 이들이 어떤 고민에 쉽게 빠지는지 누구보다 가까이서 봐 온 인물이기도했다.

그는 "아역 배우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 보통은 주변에서 짐을 지워주는 경우가 많더라"며 "그 친구들은 단지 아역을 하고 싶어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에서 필요한 역할을 맡아 연기를 하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역 배우라는 꼬리표로 고민하고 스트레스틑 받다 연기를 그만두는 친구들도 있는데, 안타깝다"고도 덧붙였다.

◆"'낭중지추' 박보영, 친동생같다"

최근 백성현은 '박보영 고백'이라는 이슈로 때아닌 화제를 모았다. MBC '코이카의 꿈'으로 함께 해외 봉사 활동을 떠났을 때 그가 박보영에게 던진 한 마디, "여태껏 본 모습 중 오늘이 제일 예뻐"가 화제를 모은 것. 김치를 가져온 박보영에게 농담삼아 건넨 말이었지만 인터넷 상에선 맥락 없이 그 한 마디의 말 만이 일파만파 퍼졌다.

당시 에피소드에 대해 언급하자 백성현은 큰 웃음부터 터뜨렸다. 그는 "그 말이 화제가 될 줄은 전혀 몰랐다"며 "보영이는 정말 친동생같은 배우"라고 선을 그었다. 두 사람은 구정현의 '오죽했으면'의 뮤직비디오에 이어 영화 '울학교 이티'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울학교 이티'는 박보영 뿐 아니라 이민호, 문채원 등 현재 톱스타 반열에 오른 배우들의 신인 시절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보영이는, 어우…그 때부터 정말 똘똘했어요. '울학교 이티' 이후 함께 연기한 적은 없지만 워낙 똑똑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인데다 가진 것도 많으니 잘 될 법 해요. 실제로도 잘 돼서 참 좋고요. '낭중지추'라고들 하잖아요. 보영이가 그랬어요. 물론 '울학교 이티'를 함께 한 배우들이 다들 그런 실력을 가지고 있었죠."

백성현에게 연기란 여전히 어렵지만 흥미로운 작업이다. 그는 "작품을 하면서는 끊임없이 좌절하고 불만족을 느낀다. 모든 연기가 술술 풀리지는 않기 때문"이라면서도 "알면 알수록 어렵지만 더 많이 해보고 싶고 알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바로 연기"라고 말했다. "아직도 스스로 늘 신인 배우라고 생각한다"는 이 어른스런 배우의 눈동자가 반짝이며 빛났다.

백성현·김주영·정주연·박재훈·이경영 등이 출연하는 '차이나 블루'는 오는 13일 개봉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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