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축구 행정가를 꿈꾸는 '철인' 이영표(35, 밴쿠버 화이트캡스)가 K리그 구단 수뇌부들을 향해 철퇴를 날렸다.
이영표는 13일 오전 서울 신문로 가든플레이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역 생활 연장과 함께 행정가 수업에 대한 자신의 향후 계획을 밝혔다.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 등 각국 리그에서 뛰었던 이영표는 지난 시즌 북미프로축구(MLS) 밴쿠버 화이트캡스에 입단했다.
유럽과 중동, 북미 등을 오가며 다양한 축구 문화를 접하고 있는 이영표는 "유럽은 경기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고 어떻게 하면 성적을 더 낼 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 물론 이기면서도 (관중이) 즐기는 것 중심이다"라고 선수로서 느꼈던 바를 밝히며 "미국은 관중을 어떻게 그러모으고 접촉하는 지가 더 강하다. 유럽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흥행이 필요한 K리그는 유럽보다 미국축구의 프로그램을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영표는 K리그의 성적 지상주의를 통렬히 비판했다. 그는 "K리그는 보러 갈 이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왜 관전해야 하는 지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라며 감동이 없는 마케팅이 아쉽다는 생각을 나타냈다.
스포츠마케팅의 천국인 미국에서 경험한 것을 쏟아낸 이영표는 "K리그의 시장이 커지고 관중이 늘어나면서 모든 사람들이 즐거워하고 행복해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하는데 성적 내기에 목적을 두고 있는 것 같다"라며 아쉬워했다.
한 발 더 나간 이영표는 "(K리그에서) 올해만 수많은 감독이 교체됐다. 한국 축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년에도 (팀마다) 성적이 나오게 되어 있는데 또 10명이 바뀔 수 있는 것 아니냐"라며 "구단의 고위층이 본인 임기 동안 좋은 성적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영표의 비판은 거침없었다. 그는 "일본, 유럽, 미국, 중동, 남미도 해냈는데 왜 한국은 안되는지 모르겠다. 구단들이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지 못하는 것 같다. MLS처럼 팬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기고 지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라고 일갈했다.
선수가 아닌 팬들을 위한 비용 지출이 필요하다는 이영표는 "K리그는 무리하게 성적 위주로 가고 시장 확대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최고 결정권자들이 성적 내는 것에만 관심을 쏟고 있다. 지도자 교체가 해결책이 아니다. 감독 경질이 수익을 내기 위함이어야 하지 성적이 앞서면 안된다"라며 조급증에 빠진 K리그의 시스템에 강한 슈팅을 날렸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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