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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운재가 후배 정성룡에게 전한 따뜻한 한 마디


[이성필기자] '거미손' 이운재(39)의 은퇴식은 외롭지 않았다.

이운재는 17일 오후 서울 삼성동 라마다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축구선수 이운재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삼사인사를 드린다"라며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 기자회견에는 동료 선, 후배들의 격려 인사말이 쏟아졌다. 특히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이 그의 새로운 도전을 축하했다.

주장이자 수비의 리더였던 홍명보(43) 전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은 "너무 고생 많이했다. 내 뒤에서 나한테 욕도 많이 먹고 즐거운 시간도 있었지만 이제 은퇴한다고 하니 아쉬운 마음이 있다"라며 묘한 반응을 보였다.

필생의 라이벌 김병지(42, 경남FC)는 "제2의 인생을 살게 됐는데 지도자 공부를 통해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김태영(전 올림픽대표팀 코치), 안정환(한국프로축구연맹 명예홍보팀장), 최용수(FC서울 감독), 김남일(인천 유나이티드), 김용대(FC서울) 등도 메시지를 보냈다.

기자회견장에는 이례적으로 정성룡(27, 수원 삼성)이 깜짝 등장했다. 이날 가족과 괌으로 여행을 떠날 예정이었던 정성룡은 일정을 하루 미루고 선배의 은퇴를 지켜봤다.

정성룡은 이운재와 대표팀에서 경쟁했던 사이다.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에서 정성룡이 이운재를 밀어내고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2011년 정성룡이 수원으로 오면서 이운재가 전남으로 떠밀려가는 등 그의 현역 생활 막바지에 최대의 경쟁자였다.

그렇지만 둘의 사이는 훈훈했다. 이운재에게 꽃다발을 전하며 존경의 표시를 한 정성룡은 "항상 내 앞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셨다. 선배가 벌써 은퇴를 한다니 마음이 무거워진다"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K리그에서 시작된 인연이 대표팀에서도 이어졌다는 정성룡은 "이제 선배님의 뒤를 이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문장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고비마다 멘토가 되어 주었고 남아공월드컵에서는 힘겨워하는 나를 토닥여주며 용기를 심어줬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예상치 못한 정성룡의 인사에 놀란 이운재는 웃으며 그를 안아준 뒤 "(정상을 향해) 올라갈 때는 뒤를 보지 못하고 오른다. 남들이 말하는 1인자(대표팀 선수)가 되면 옆에서 누군가가 흠집을 내고 흔든다. 다른 선수들도 치고 올라온다"라며 끝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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