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두산이 올 시즌 마무리로 활약한 미국 출신 오른손 투수 스캇 프록터와 재계약을 포기하기로 했다. 두산 구단 측은 "선발 투수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프록터 대신 대체 용병 물색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두산이 이같은 결정을 하게 된 계기는 5선발 김승회가 빠져나간 공백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승회는 지난달 28일 FA 영입한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롯데로 이적했다. 두산은 당시 롯데가 야수를 선택할 것이란 판단에 따라 전략적인 차원에서 김승회를 보호선수로 묶어두지 않았다가 허를 찔렸다.
두산은 지난 겨울 프록터를 영입하면서 2가지 효과를 노렸다. 하나는 지난 시즌 흔들렸던 마무리 보직의 안정을 통한 불펜 정상화, 또 하나는 젊은 선발 투수 육성이다.
일정 부분 성과가 있었다. 프록터가 마무리 자리를 든든히 지켜주면서 구원투수진이 몰라보게 향상됐다. 특히 스프링캠프에서 5선발 경쟁을 펼친 홍상삼은 셋업맨으로 변신한 뒤 리그 최상급 구원투수로 거듭났다. 신예 변진수, 좌완 김창훈 등 기대주들도 크게 성장했다.
국내파 선발투수 육성 목표도 확실하게 이루어냈다. 2년 전까지 마무리로 활약하던 이용찬은 에이스급 선발요원으로 자리를 굳혔고, 시즌 초반 중간계투에서 선발로 보직을 바꾼 노경은은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다. 기존의 니퍼트, 김선우와 함께 두산 선발 로테이션은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 수준으로 꼽혔다.
두산은 정규시즌이 끝날 때만 해도 다음 시즌 체제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방침이었다. 그러나 김승회가 롯데로 떠나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뚫렸고, 이는 결국 프록터 카드를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시즌 35세이브를 거둔 프록터가 마무리로선 기복이 심한 점도 이같은 결정의 배경이 됐다.
두산은 현재 도미니카공화국 현지에 파견된 스카우팅 팀이 선발투수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 여기에서 외국인 선수 영입이 확정될 경우 내년 선발진은 큰 문제 없이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프록터가 떠난 마무리 자리다.
현재로선 올 시즌 셋업맨으로 큰 활약을 펼친 홍상삼이 유력한 마무리 후보로 꼽힌다. 홍상삼은 올 시즌 53경기서 5승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마무리로 승격될 만한 자격이 충분한 성적이다.
스프링캠프를 거쳐야 확실한 보직이 정해지겠지만 뚜렷한 대안도 없어 홍상삼 마무리 카드가 가장 유력하다. 홍상삼은 최근 개인 훈련 도중 오른 발목 골절상을 당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티 예비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내년 시즌 개막전 출전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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