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고사라도 지내야 할 상황이다. 여자 프로배구 KGC 인삼공사는 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 도로공사와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석패했다. 팀이 올 시즌 마지막으로 승리를 거둔 경기는 지난해 11월 13일 흥국생명전(3-1 승)이었다. 이후 내리 12경기를 졌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KGC 인삼공사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어느 정도 전력 약화가 예상됐다. 팀 공격을 책임지던 몬타뇨(콜롬비아)가 아제르바이잔리그로 떠났고 장소연, 김세영 등 베테랑 센터가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즌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주전 세터 한수지가 전력에서 제외되는 악재가 또 생겼다. 병원 검진에서 갑상선 이상이 발견돼 급하게 수술을 받았다. 여기에 몬타뇨를 대신할 새 외국인선수 영입은 시작부터 꼬였다. 당초 영입하려던 선수가 목 수술을 받아 결국 최종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못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급하게 데려온 드라간(세르비아)은 부상으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다시 돌려보냈다.
KGC의 부상 악재는 시즌 내내 팀을 괴롭히고 있다. 드라간이 나간 뒤 어렵게 찾은 대체 외국인선수 케이티(미국)도 지난해 12월 29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GS 칼텍스와 경기 도중 왼쪽 발목을 다쳤다.
케이티는 블로킹을 한 뒤 착지하는 과정에서 네트 건너편 상대 선수의 발을 밟았다. 발목 부상 때문에 최소 2주 결장이 불가피하게 됐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선 장영은까지 다쳤다. 프로 2년차 장영은은 올 시즌 코트에 나서는 시간이 늘어났고 코칭스태프도 팀의 미래를 내다보고 많은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된 장영은은 수술과 재활에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올 시즌을 접어야 한다.
또한 1일 도로공사전에서는 한은지가 추가로 부상자 대열에 합류했다. 그야말로 부상 도니노다.
KGC 인삼공사 이성희 감독은 "줄줄이 부상을 당하니 뭐라 할 말이 없다"고 목소리를 삼켰다. 팀 관계자는 "산에 올라가서 기도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KGC 인삼공사는 지난 2006-07시즌 3승 21패를 기록하며 최하위에 머문 적이 있다. 이 때 11연패를 당했는데 올 시즌 이 기록을 넘어섰다. 당시에도 외국인선수 루시아나(브라질)가 시즌 초반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빠지면서 어렵게 한 시즌을 치렀다.
구단 관계자는 "그 때도 구미에서 열린 경기에서 루시아나가 시즌아웃 부상을 당했는데 이번에도 공교롭게 구미에서 두 명의 선수가 다쳤다"면서 "열심히 뛰고 있는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시즌 최저 승률만큼은 피해야 하는데 걱정이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