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포기 대신 죽기 살기로~" TV 개그프로그램 중 인기를 끌고 있는 한 코너에서 출연 개그맨들은 객석과 시청자를 향해 이렇게 외친다. 넥센 히어로즈 투수 한현희도 2013년 새해에는 다른 고민을 접어두고 '죽기 살기로 던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경남고를 나온 한현희는 지난 시즌 넥센 유니폼을 입고 프로 데뷔했다. 입단 당시 한현희에 대한 팀의 기대는 컸다. 경남고 시절 활약상도 있었지만 사이드암 투수로 150km에 가까운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라는 점이 큰 매력이었다.
한현희는 "정말 정신이 없을 정도로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다"고 프로 데뷔 시즌을 보낸 소감을 밝혔다. 한현희는 2012시즌 43경기에 나와 3승 4패 7홀드 평균자책점 3.12라는 신인치곤 준수한 성적을 냈다. 중간계투로 주로 나와 선발과 마무리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노릇을 했다.
그러나 한현희는 자신의 성적에 대해 만족하진 않았다. '더 잘 던질 수 있었는데'라는 미련이 남았다. 그는 "역시 제구력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롯데 자이언츠로 자리를 옮긴 김시진 전 감독과 정민태 투수코치는 한현희를 포함한 넥센 투수들에게 '볼넷주의보'를 내렸다. '볼넷으로 타자를 내보는 것보다는 차라리 안타를 허용하는 게 낫다'는 얘기다.
한현희는 정규시즌에서 69.1이닝을 던지는 동안 22개의 볼넷을 내줬다. 그는 "볼넷 숫자를 더 줄일 수 있었는데 그게 잘 안됐다"고 돌아봤다. 한현희는 시즌이 끝난 뒤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마무리캠프를 다녀왔다. 그리고 비활동기간에도 목동구장에 나와 동료들과 자율훈련을 했다.
날씨가 춥기 때문에 본격적인 피칭훈련은 하지 않고 있지만 웨이트 트레이닝과 근력보강 운동에 중점을 뒀다. 한현희는 "하체보강이 과제이자 목표"라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 취임과 함께 새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이강철 수석코치의 합류는 한현희에게 반가운 소식이 됐다.
이강철 코치는 현역시절 국내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잠수함 투수였다. 한현희와 투구 유형이 같다. 한현희는 "초, 중, 고교시절부터 사이드암이나 언더핸드 투수 출신 코치나 감독님을 만난 적이 없었다"며 "넥센에 처음 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이 코치가 와서 정말 도움이 되고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 수석코치는 한현희에게 공을 던지는 자세에 대해 자세하게 얘기를 했다. 안정된 제구력을 위해서다. 한현희는 "하체를 이용해서 공을 던지는 요령에 대한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했다.
한현희는 지난 연말 부산 집에 잠깐 다녀왔다. 크리스마스 휴가에 맞춰서다. 3일 동안의 짧은 휴식이 끝나고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겨울이 되니까 잠만 많이 온다"고 웃었다. 한현희는 그래도 추운 날씨가 더 마음에 든다. 더위를 잘 타는 체질이라 여름에는 잠도 잘 못이룰 정도다. 그는 "2군에 내려가고 싶지 않은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퓨처스리그 경기는 한여름에도 낮경기로 치러지는 게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현희는 "올 시즌 목표는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 최선을 다한 만큼 결과가 좋게 나왔으면 좋겠다"며 "뻔한 소리같지만 마운드에 오르면 타자와 승부에만 집중하겠다. 다른 부분에 신경을 쓸 틈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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