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2013년에는 '아기 독수리' 하주석(19)이 높이 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하주석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당연히 신인들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으며 데뷔 시즌을 보냈지만 지난해 그는 기대와는 달리 보여준 것이 거의 없다. 시즌 막판 빠른 발을 과시하며 몇 차례 베이스를 훔친 것이 전부다.
지난해 하주석은 타율 1할7푼3리 1홈런 4타점 7도루를 기록했다. 프로의 벽을 실감한 시즌이었다. 고교시절 가장 정확한 타격을 구사하는 선수에게 주어진다는 '이영민 타격상'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지만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점을 보이며 좀처럼 타격 페이스를 찾지 못했다.
스스로도 "점수를 줄 수 없는 시즌"이라고 평가했던 지난 시즌을 뒤로 하고 하주석은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올 시즌에는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각오다. 새로 부임한 '코끼리' 김응용 감독 역시 하주석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아직 채워야 할 부분이 많은 하주석에게 긴 휴식은 허락되지 않았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곧바로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한 하주석은 일본에서 돌아온 뒤에는 서산 팀 마무리 훈련에 합류했다. 서산에서는 자신이 롤모델로 꼽아온 이종범 코치와 함께 또 한 번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하주석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역시 타격. 수비와 주루는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다. 문제는 타율 2할을 넘기지 못했을 정도로 허약했던 방망이에 있다. 하주석은 지난 시즌 막판부터 "비시즌에는 방망이 실력을 향상시키겠다"며 오히려 훈련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해 최하위에 머문 한화로서도 하주석의 성장이 절실하다. 방망이 실력만 어느 정도 갖춰진다면 여러모로 쓰임이 많을 선수이기 때문이다. 주 포지션인 유격수를 비롯해 2루, 3루까지 커버할 수 있고 빠른 발을 활용해 테이블세터로 내세울 수도 있다.
한화가 최근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도 류현진 이후 팀을 이끌 만한 신인 선수가 나타나지 않았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야수 쪽에서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더디기만 하다. 지난해 하주석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화가 강해지기 위해서는 젊은 선수들이 커야 한다. 김응용 감독도 올 시즌보다는 내년 시즌 성적에 초점을 맞추고 팀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은 사실상 젊은 선수들의 육성과 팀 체질개선이 먼저다. 그 핵심 선수가 바로 야수 중에서는 하주석이다.
신인 때 좋은 성적을 거둔 뒤 이듬해 부진한 것을 두고 흔히 '2년차 징크스'라고 말한다. 지난 시즌 부진했던 하주석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오히려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다는 의미에서 올해는 심적 부담을 덜고 시즌을 맞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날갯짓하는 법을 배웠다면 올 시즌에는 훨훨 날아가는 법을 배울 차례다. 타고난 재능과 성실함에 1년간의 프로 경험이 더해졌다. 프로 2년차 시즌을 맞는 아기독수리 하주석의 고공비행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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