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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봉제 3년' LG, 여전히 모호한 기준


[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신연봉제가 도입된 지 3년째가 됐다. 그러나 도입 초기부터 논란이 됐던 고과 산정의 기준이 여전히 모호한 상태로 남아 있는 듯하다.

LG는 지난 21일 2013년 선수단 연봉협상이 마무리됐다고 발표했다. 앞선 2년과는 달리 이번에는 선수 전원과의 계약이 완료된 시점에서 일괄적으로 올 연봉 계약 현황을 발표했다. 그동안 계약 과정에서 들렸던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LG에 신연봉제가 처음으로 도입된 것은 지난 2010년 시즌을 마치고서였다. 당시 LG는 기존의 고과 산정 방식에 승리공헌도에 따른 고과를 반영했다. 승리한 경기에서의 활약이 연봉 인상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제도다. 반대로 팀이 패한 경기에서의 활약은 고과에 크게 반영되지 않는다.

또 한 가지 신연봉제의 특징은 연공서열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차에 상관없이 삭감과 인상의 폭이 크다. 베테랑들이 한꺼번에 저연차 선수들의 연봉으로 주저앉을 수도, 신인 선수가 일약 억대 연봉을 받게 될 수도 있다.

도입 첫 해부터 큰 논란에 휩싸였다. 5억원의 연봉을 받았던 박명환이 5천만원으로 급전직하한 것. 1억원이었던 정재복의 연봉도 3천800만원으로, 7천만원이었던 심수창도 3천만원으로 큰 폭의 삭감을 맛봤다. 반면 오지환은 2천400만원에서 1억200만원으로, 이병규(7번)는 2천8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크게 올랐다. 팀 내 막내급이었던 오지환은 애꿎게(?) 선배들의 눈치를 보느라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듬해에는 연봉이 크게 높아진 선수는 없었고 큰 폭의 삭감자만 있었다. 도입 첫 해 수혜자였던 오지환과 이병규가 신연봉제의 쓴맛을 봤다. 오지환은 다시 4천800만원으로, 이병규는 4천500만원으로 연봉이 절반 이상 깎여나갔다. 이대형 역시 연봉조정을 신청한 끝에 1억4천만원에서 5천500만원 삭감된 8천5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2년간 논란은 있었지만 나름대로의 기준을 세워나가는 모습이었다. 성적이 좋으면 확실히 보상을 했고, 반대의 경우 여지없이 깎았다. 그러나 3년째를 맞아 그 기준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지난해 타율 1할7푼8리의 최악의 부진을 보인 이대형의 연봉이 동결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LG 구단은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획득하는 이대형의 사기진작 차원에서 동결을 선택했다. 타구단의 예비 FA 선수들에게도 프리미엄이 붙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다. 그러나 LG의 경우 야심차게 내세운 신연봉제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이다. 이대형의 사기는 높일 수 있지만 다른 선수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씻을 수 없다.

윈 셰어라고 불리는 승리공헌도 역시 선수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오지환의 경우 억대 연봉으로 올라서기 전 시즌인 2010년(27개)과 2012년(25개) 두 시즌 연속 실책 1위를 기록했다. 수비 공헌도는 윈 셰어에 반영되는 비중이 낮은 모습이다. 실책은 팀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 모 선수는 "실책 숫자가 고과에 반영되지 않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첫 해부터 문제가 됐던 불펜 투수들에 대한 평가 역시 보완이 필요하다. 이긴 경기에서의 활약도가 크게 반영되는 신연봉제는 지든 이기든 경기 중반 등판해 궂은 일을 해야 하는 불펜 투수들에게 불리한 측면이 있었다. 6천만원에서 1억2천500만원으로 오른 유원상, 6천500만원에서 9천만원이 된 우규민 등 불펜투수들의 인상폭은 야수들에 비해 다소 박한 느낌이다.

신연봉제의 장점은 열심히 해 좋은 성적을 내면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분명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다. 그러나 보완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 어떤 방식으로도 모든 선수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눈에 보이는 문제는 고쳐나가야 하는 것이 구단의 할 일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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