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LIG 손해보험은 지난 14일 오후 이경석 감독 경질을 전격 발표했다.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3위는 차지해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 때문에 내려진 조치다.
LIG 손해보험은 지난 3라운드까지는 순항했다. 2위로 올스타 휴식기를 맞아 후반기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주포 김요한이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빠지면서 성적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4라운드에서 1승 4패를 기록, 분위기가 처졌고 15일 현재 11승 12패로 4위에 머물러 있다.
결국 구단은 분위기 반전을 위한 칼을 꺼내들었다. 이 감독이 경질된 뒤 그 자리는 팀에서 체력 담당을 맡고 있던 조세 하이문두 레이테(브라질) 트레이너가 감독대행으로 이어 받았다.
그런데 조세 트레이너가 감독대행을 맡게 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당초 감독대행은 팀에서 수석코치 역할을 하고 있는 김동찬 코치가 유력했다. 그러나 김 코치도 이 감독이 팀을 떠나게 되면서 동반 사퇴를 결정했다.
김 코치마저 팀을 나가면서 박종익 코치와 외국인선수를 담당하고 있는 손정식 코치 둘만 남게 됐다. 구단은 고심 끝에 두 코치와 견줘 경험이 더 많은 조세 트레이너에게 대행 자리를 맡겼다.
조세 대행은 LIG 손해보험 합류 전 브라질리그에서 코치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남녀팀을 모두 거쳤고 지난 시즌까지 피네이로스 클럽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게다가 한국과도 첫 인연이 아니다. 그는 2005-06시즌 삼성화재에서도 피지컬 코치로 일한 경험이 있다.
조세 대행은 15일 곧바로 선수단과 함께 구미 박정희체육관으로 내려갔다. 현대캐피탈과 16일 홈경기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김동찬 코치가 맡아야 할 자리인데 그렇게 되지 못했다"며 "선수들 모두 힘든 상황인데 구단에서 도움을 요청했고 그 부분을 거절하긴 힘들었다"고 임시로 지휘봉을 맡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조세 대행은 "남은 5, 6라운드 경기에서 팀과 선수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수들도 남은 기간 동기부여가 충분히 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분위기를 끌어올려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꼭 이루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V리그에서 국내 지도자가 아닌 외국인 코치가 팀을 맡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여자부 흥국생명은 지난 2010-11시즌 반다이라 마모루(일본)에게 지휘봉을 맡긴 적이 있다. 당시 어창선 감독(현 한국도로공사)이 시즌 도중 팀을 떠나자 수석코치였던 반다이라에게 대행 자리를 맡겼다.
반다리아 대행은 그 해 팀을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시켰고 이후 수원컵 프로배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었다.
반다이라 코치에 앞서 남자부 대한항공은 슈빠(브라질) 코치를 데려와 문용관 감독(현 한국배구연맹 경기지원팀장)을 보조하게 했고, 현대캐피탈도 김호철 감독(현 러시앤캐시)이 팀을 이끌던 시절 도메니코 나사로 전력분석관과 안드레아 도토(이상 이탈리아) 트레이너를 영입해 코칭스태프를 꾸린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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