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지난 20일 한화와 SK의 오키나와 캠프 연습경기에서 '달라진 한화'의 모습이 명확히 드러났다.
한화 1번 타자 하주석은 SK 선발 크리스 세든으로부터 볼넷을 얻어 출루한 뒤 호시탐탐 도루 기회를 노렸다. 하주석의 리드 폭이 점점 커질수록 세든의 마음은 조급해졌다. 결국 세든은 주자 견제에 신경쓰다 보크를 범했고, 편하게 진루한 하주석은 다음 오선진의 적시타 때 홈으로 들어와 팀의 첫 득점을 올렸다. 한화는 이날 5-4로 이겼다.
하주석은 새로 부임한 이종범 주루코치가 강조했던 '한 베이스 더 가는 방법'을 착실히 이행했다. 하주석은 "코치님께서 항상 어떻게 하면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을지 연구하라고 강조하신다. 선수들 사이에 긴장감과 의욕이 느껴진다. 나도 출루하면 진루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선수들 모두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종범 코치는 "그게 우리가 이길 방법"이라고 했다. "야구는 홈런으로 이기는 경기가 아니다. 누가 한 베이스를 더 가서 득점 상황을 많이 만드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주루플레이가 활발한 팀이 상위권을 차지한다. 빠른 야구가 아니면 점점 살아남기 어려워질 것이다."
지난 시즌 한화의 팀 도루는 107개로, SK(104개)에 이어 8개 구단 중 두 번째로 적었다. 도루가 가장 많았던 넥센(179개)과는 70여 개나 차이 난다. 2011년(100개)과 2010년(121)도 계속 7위에 머물렀고, 2009년은 69개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화에는 도루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많지 않다. 이종범 코치는 일단 하주석이나 오선진, 전현태, 강동우 등 비교적 도루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되는 선수들에게 활발하게 뛸 것을 주문했다.
여기에 상대의 사소한 미스 플레이도 놓치지 않고 도루로 연결하겠다는 계산을 더했다. 이 코치는 "포수의 블로킹이 뒤로 빠졌을 때를 진루 기회로 삼으라"고 말한다.
이 코치는 도루 실패와 견제사 등의 상황도 주목했다. 그는 "찬스나 수비 위기 때 경기에 집중하면 주루플레이에서 실수할 일이 없다. 왜 견제사를 당해야 하나. 베이스 러닝은 집중력 싸움이다. 도루 개수보다 출루 후 허무하게 죽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이뉴스24 오키나와(일본)=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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