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골까지 터졌으면 좋았을텐데…"
수원 삼성 프런트들은 9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 2013 K리그 2라운드에서 정대세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몸이 요동쳤다.
정대세는 이날까지 수원 유니폼을 입고 3경기(AFC 챔피언스리그 포함)에 나섰다. 이전 두 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했지만 괜찮은 움직임을 보여줘 빠른 시일 안에 골이 터질 것으로 기대했다.
물론 정대세는 골에 대한 욕심은 내지 않았다. 서정원 감독은 "서서히 적응하다보면 언젠가는 골을 넣게 마련이다. 본인 스스로 조바심이 없는 것 같다. 워낙 성격이 느긋한 것도 다행이다"라고 웃었다.
서 감독은 강원전에 정대세를 선발로 내세웠다. 조동건의 짝으로 배치해 전방에서 강원 수비수들을 괴롭히는 역할을 맡았다.
감독의 의도대로 정대세는 날카롭게 움직이며 강원 수비진을 여러 차례 곤경에 빠트렸다. 괌과 일본 가고시마로 이어진 전지훈련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하면서 상대와의 몸싸움을 이겨낼 수 있는 몸을 만든 결실이 눈에 보였다.
수원 관계자는 "근육이 탄탄해 다른 선수들도 부러워한다. 기본적인 골격이 있어 스스로 몸싸움을 자신있어 한다. 훈련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절대로 빼먹지 않는다. 경쟁자들의 훈련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더라"라고 전했다.
정대세 효과는 대단했다. 이날 강원전에서 또 골 신고는 못했지만 이타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며 슈팅 4개를 기록한 뒤 전반 43분 왼쪽 허벅지 근육통으로 라돈치치와 교체돼 물러났다.
시원한 득점포는 보여주지 못했지만 정대세는 스스로 "동료가 더 좋은 위치에 있다면 양보할 수 있다"고 한 말을 실천했다. 수원이 1-0으로 승리한 이날 김두현의 선제 결승골도 정대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아크 중앙에서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드리블 하면서 수비와의 몸싸움을 이겨낸 뒤 왼쪽으로 연결했다. 이를 받은 조동건이 뒤로 흘렸고 김두현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이후에도 정대세는 위협적인 슈팅을 두 차례나 더 보여줬다. 37분에는 회심의 슈팅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강원 수비진이 그의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뒤로 밀리는 등 정대세의 무게감은 대단했다. 강원이 전반 단 1개의 슈팅만 한 것도 정대세가 전방에서 압박한 영향이 있었다. 골은 없었어도 다음 경기를 더 기대하게 만든 정대세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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