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캐나다, 난적 멕시코 꺾고 기사회생

[김형태기자] 벼랑 끝에 몰린 캐나다가 난적 멕시코를 완파하고 2라운드 진출의 희망의 불빛을 살렸다.

캐나다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D조 예선 멕시코전에서 활발한 공격력을 앞세워 10-3으로 이겼다. 이로써 1승1패를 기록한 캐나다는 마지막 미국과의 경기 결과에 따라 상위 2팀이 진출하는 2라운드행 티켓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의외의 결과였다. 첫 경기서 이탈리아에 4-14 콜드게임으로 패한 캐나다가 전날 강호 미국을 5-2로 제압한 멕시코를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었다. 하지만 캐나다는 몰라보게 달라진 경기력으로 멕시코를 압도했다.

1회초부터 캐나다 타선은 불을 뿜었다. 테일러 그린, 조이 보토, 저스틴 모너의 연속안타로 선취점을 뽑은 뒤 마이클 손더스, 크리스 로빈슨도 적시타를 때려내 1회에만 4점을 뽑았다.

멕시코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공수가 바뀐 1회말 카림 가르시아와 에드가 곤살레스의 연속안타, 길 벨라스케스의 2루타, 그리고 에두아르도 아렌돈도의 희생플라이로 3점을 얻은 것.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경기는 경기 후반 캐나다가 멕시코 불펜을 난타하며 기울어졌다. 캐나다는 6회 1점을 얻은 뒤 7회 모너의 2타점 2루타, 8회에도 모너의 적시타로 점수를 9-3까지 벌렸다. 9회에는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캐나다 4번타자인 모너는 5타수 4안타 3타점, 손더스는 4타수 4안타 3타점으로 단연 돋보였다.

한편 9회초 캐나다 공격 당시 의도적인 빈볼로 양팀 선수들이 몰려나와 주먹다짐을 벌이는 사고가 벌어졌다. 캐나다가 6점차로 앞서고 있는 상태에서 선두 크리스 로빈슨이 3루 앞 기습번트로 출루하면서 멕시코 선수단의 심기가 불편해졌다.

후속 르네 토소니 타석 때 멕시코 투수 아놀드 레온은 연속해서 공 2개를 몸쪽으로 바짝 붙인 뒤 3번째 공을 토소니의 등에 맞혔다. 그러나 토소니가 마운드로 걸어나갔고, 양팀 선수들이 모두 뛰어나가 주먹을 휘두르며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관중석에서 물병이 날아드는 등 분위기가 무척 험악해졌다. 불의의 사태에 경기는 10여분간 중단됐고, 결국 빈볼을 던진 레온과 토소니가 동시에 퇴장당하면서 소동은 가라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