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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의 마지막 챕터]①지난 3개월, 축구를 잊으려 '학생'이 됐다


[최용재기자] 차두리(33, FC서울)가 자신의 축구 인생 '마지막 챕터'를 준비하고 있다. 현역 생활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하기 위해 차두리는 마지막 도전에 나섰다.

차두리의 마지막 챕터는 한국 무대 활동, 한국 팬들을 위한 도전, 그리고 보답이다. 차두리는 K리그 클래식 FC서울에 입단했다. K리그 역사상 가장 파괴력 있는 선수 영입 중 하나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다.

그동안 유럽에서만 뛰던 차두리, 2002, 2010 두 번의 월드컵을 치른 영웅이다. 긍정의 에너지와 폭발적인 경기력으로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차두리의 K리그 진출 자체가 벌써부터 큰 파급력을 내고 있다. 차두리를 향해 한국 축구팬들의 시선과 관심이 몰리고 있는 이유다.

그런데 사실 차두리의 국내 무대 진출이 이루어지지 않을 뻔했다. 불발될 가능성이 더 컸다. 차두리가 축구를 그만두려 했기 때문이다. 아니 차두리는 축구를 포기했었다. 차두리는 이미 축구를 잊고 다른 삶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난 3개월간, 차두리는 축구 선수가 아니라 평범한 학생이었다. 축구공 대신 책을 잡고 축구화를 신지 않고 책가방을 멨다.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축구가 아닌 다른 '제2의 인생'을 바라보고 있었다. 차두리는 축구를 잊기 위해 학생이 된 것이다. 차두리는 축구 인생의 마지막 챕터를 이미 써버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차두리는 "사실 축구를 계속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지난 석 달간 고민도 많이 하고 생각도 많이 했다. 축구가 아닌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었다. 실질적으로 축구에 대한 마음을 접고 다른 생활을 하고 있었다. 독일에서 책가방을 메고 학교를 가는 일반인의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한 달 반 정도는 독일에서 영어 학원을 다녔다"며 축구 선수가 아닌 학생의 삶으로 살았다고 털어놨다.

이미 축구 선수의 삶을 놓은 차두리. 다른 인생을 바라보던 차두리. 그런데 그에게 변화가 조금씩 찾아왔다. 다시 축구를 하고 싶다는 의지가 끓어오르게 됐다. 축구를 놓을 때가 지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두리의 마음을 돌려놓은 이는 다름 아닌 한국 축구팬들이었다. 팬들의 진심이 차두리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것이다.

차두리는 "축구를 다시 하겠다고 마음먹은 결정적인 이유는 독일에서 만난 한국 팬들이었다. 독일에서 한국분들을 만나면 항상 똑같을 말을 했다. 꼭 한국에 가서 마지막으로 축구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한두 분이 그랬으며 그냥 넘어가겠지만 길, 식당 등에서 만나는 분들마다 그런 이야기를 했다. 내가 마음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차두리는 한국 팬들의 진심을 외면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최고의 축구 선수 생활을 했고,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원천이 팬들의 응원과 애정이었다. 그래서 차두리는 그들에게 받은 사랑을 되돌려주겠다 마음먹었다. 축구 인생 마지막 챕터를 다시 쓰겠다고 다짐했다. 그들이 그토록 바라던 한국 무대에서 말이다.

차두리는 "나는 마지막으로 유럽이 아닌, 나를 응원해주고 선수생활을 하게 도와준 한국 팬들 앞에서 축구를 한다. 나에게 큰 기쁨이자 행복이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한국 팬들 앞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서울 구단과 최용수 감독님이 마지막으로 좋은 기회를 주셨다.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며 다시 축구화끈을 동여매고 있다.

최용수 감독 역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 감독은 "지난해 중반부터 영입 의사를 타진했다. 국내 리그에 대한 차두리의 부담도 있었지만 부담을 털고 서울로 왔다. 차두리의 영입으로 득이 많다. 전력 강화도 됐고 차두리라는 존재로 인해 팬들이 원하는 스토리도 만들 수 있게 됐다. 팬들은 차두리가 해외에서 뛰는 모습만 봤다. 이제 현장에서 직접 차두리가 뛰는 모습을 보는 것이 새롭게 다가올 것"이라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차두리는 책가방을 내려놓고 다시 축구화를 신었다. 이제 곧 차두리 축구인생의 마지막 챕터가 시작된다. 힘들었던 만큼 다시 웃고 싶은 차두리다. 그래서 차두리는 K리그 클래식 무대에서 이루려는 특별한 꿈을 꾸고 있다.

<②편에 계속…>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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