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FC서울은 K리그 클래식 개막 후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초반 난조를 보이고 있다.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의한 집중 견제로 좀처럼 공격에서 활력을 찾지 못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장쑤(중국)와의 경기 5-1 대승을 제외하면 시원하게 이겨본 경기가 없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에 금이 가기에 충분하다. 올 시즌에도 우승후보인 서울을 넘기 위해 상대팀들은 수비를 뒤로 내려서라도 이겨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어려운 초반 행보에도 서울 최용수 감독은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 때문인지 여유롭다. 그는 30일 경남FC와의 4라운드를 대비하면서 "우리에게 오던 운이 빠져나가는 것은 아닌가 싶다"라며 지난 경기들에서 승리가 없었던 이유를 불운으로 돌렸다.
오히려 대범한 태도를 보였다. 최 감독은 "유럽 빅리그를 보면 약팀도 상대에게 그냥 쳐들어간다. 우리가 거칠거나 질식 수비를 몰라서 안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서로 공격적으로 부딪히는 재미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승리를 원하면 서로 공격적으로 싸워보자는 뜻이다.
K리그를 선도하는 구단으로서의 책임감도 작동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늘 페어플레이를 강조한다. 서울 정도 되면 K리그의 모범사례로 남아야 한다"라며 오직 승리에만 집착해 재미를 잃는 축구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어려운 상황이 당연히 오게 마련이다. 최 감독은 "(그런 상황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가 그런 것을 좋아하겠느냐"라는 반응을 보였다.
아직 승리가 없어도 최 감독이 무신경한 데는 이유가 있다. 좋은 팀 분위기에 '긍정맨'으로 불리는 차두리의 입단이 한 몫 했다. 훈련중 근육통이 올라와 차두리를 바로 투입하기는 어렵다며 정상 컨디션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는 최 감독은 "사교성이 정말 좋더라. 적극적이기까지 하다. 선수단에 긍정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것 같다"라며 즐거워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유럽 예선 잉글랜드와의 경기에 몬테네그로 대표로 출전해 골맛을 보고 온 데얀의 자세도 높게 평가했다. 입국 후 최 감독과 전화 통화에서 "경남전만 집중하겠다"라는 말을 들었다며 데얀이 보여준 정신력에 감탄했다.
최 감독의 여유로움과 긍정의 힘이 통했을까, 데얀은 이날 경남전에서 골맛을 보며 믿음에 보답했다. 다만, 서울은 두 골을 넣고도 경남과 결국 2-2로 비겨 기다리던 첫 승 기회를 또 다시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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