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NC 다이노스의 맏형 이호준은 현재 혼자 살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SK 와이번스에서 NC로 이적하면서 가족을 남겨둔 채 혼자 창원으로 내려왔다.
가족과 떨어져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는 것이 외로울 법도 하지만 이호준의 곁에는 든든한 후배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모창민과 김태군. 이들은 혼자 사는 선배를 걱정해 자주 이호준의 집을 방문하는 편이다.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2차전을 앞둔 3일 창원 마산구장. 이호준은 일찌감치 덕아웃에 나와 취재진에 둘러싸였다. NC는 전날 1군 데뷔전에서 롯데에 0-4 영봉패를 당했지만 이호준은 오히려 부담을 내려놓은 편안한 모습이었다.
평소처럼 취재진 앞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이어가던 이호준은 혼자 사는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이호준은 "여자들은 대단한 것 같다"며 "청소기는 돌려봤는데 걸레질은 도저히 못하겠더라. 한 번 하고나면 기운이 다 빠진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이어 이호준은 "설거지도 한 번에 하려고 사흘 동안 쌓아둔 적이 있다"며 "결국 그 설거지는 모창민이 했다"고 말해 덕아웃에 웃음폭탄을 터뜨렸다. 모창민은 이호준의 충장중, 광주일고 9년 후배다.
후배들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됐다. 한 번은 김태군과 모창민이 함께 이호준의 방을 방문했더란다. 식사 준비를 하며 모창민이 계란프라이를 만들었고, 김태군은 냉장고에 있는 이호준의 아내가 보내온 반찬을 꺼내 담았다고. 그러다 김태군이 바닥에 굴러다니는 먼지를 발견했다.
이호준은 "(김)태군이가 '선배님 이거 먼지 아닙니까'라고 하더니 모창민하고 둘이서 옷을 다 벗더라"며 "그러더니 청소를 시작했다. 나는 청소를 도와주시는 아주머니를 부를 거니까 놔두라고 했지만 둘이 말을 듣지 않고 어찌나 깨끗이 해놨는지 모른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선배로서 집 청소를 해준 후배들을 그냥 둘 수 없었다. 이호준은 "집 근처에 K로 시작하는 치킨집이 있다"며 "데리고 가서 엄청나가 뜯었다"고 말해 다시 한 번 웃음을 자아냈다.
여기까지 들으면 후배들에게 겨우 치킨만 사주고 방청소를 시킨 선배로 오해를 살 수도 있다. 그러나 이호준의 스케일은 그 정도가 아니다. 소고기를 먹으러 갔다가 우연히 만난 후배들의 밥값까지 계산하느라 100만원이 훌쩍 넘는 금액을 지불했던 적도 많다고.
이호준은 "예전 김기태 감독님, 최태원 코치님이 현역 시절 때, 두 분은 청국장만 드시러 왔다가 우리 후배들 테이블의 소고기값까지 전부 내고 가신 적이 있다"며 "그렇게 대물림되는 것 같다"고 훈훈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후배들 얘기로 웃음꽃을 피우던 이호준은 "어제는 오랜만에 내려오신 어머니가 정성스레 밥을 차려주셨는데 어떻게 먹었는지도 모르겠다"며 "오늘은 이기고 맛있게 밥을 먹어야겠다"고 필승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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