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대참사를 경험한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은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패인을 털어 놓았다.
수원은 3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3차전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경기에서 2-6으로 참패했다. 네 개의 페널티킥 찬스 중 세 개를 놓치는 등 스스로 방향을 찾지 못하고 길을 잃은 경기였다.
경기 후 서정원 감독은 "나와 선수들의 의욕이 너무 넘쳤던 것이 패인이었다. 후반 시작 후 좋은 기회가 왔는데 페널티킥을 실축해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이후 상대에게 골을 내줬는데 막을 수 없었던 골이다"라며 2무승부를 거둔 상황에서 첫 승을 따내기 위해 과욕을 부리다 대패를 당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페널티킥 세 개를 놓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경기였다. 이날 수원은 후반 1분 라돈치치를 막던 마쓰시마 타츠야의 파울로 첫 번째 페널티킥을 얻었다. 그러나 라돈치치가 왼발로 시도한 킥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19분 두 번째 페널티킥 찬스에서는 정대세가 시도한 킥이 하늘로 솟구쳤다. 27분 얻은 페널티킥은 스테보가 성공시켰지만, 44분 정대세가 또 페널티킥을 찬 것이 오른쪽 골대를 빗겨갔다. 이기기 힘든 경기를 한 것이다.
흔치 않은 경험을 한 서 감독은 "페널티킥이 나면 자신있는 사람이 차는 게 맞는데 정대세의 경우 의욕도 있고 첫 골을 넣겠다는 생각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라며 서서히 나아질 것으로 믿었다. 수원은 시즌 개막 후 정대세, 라돈치치, 스테보 등이 골을 넣지 못해 어떻게든 넣어보려는 마음이 강했다. 서 감독은 "공격수들의 부담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페널티킥 실축 등으로 의기소침 할까봐 걱정된다. 잘 준비하겠다"라고 격려했다.
골키퍼 정성룡의 부상으로 대체 요원으로 내세웠던 양동원의 방어력에 대해서는 "모든 게 타이밍대로 흘러간 것 같다"라며 부상 그 자체는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볼이 둥글다며 가시와전 같은 경기가 나올 수도 있다고 자위한 서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승점 3점을 가져오자는 생각들이 많았고 의욕적이었는데 그런 부분이 너무 앞섰던 것 같다. 컨트롤을 못해 아쉬웠다"라고 초보 감독으로서 경험 부족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가시와전을 통해 큰 교훈을 얻었다는 서 감독은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가다듬고 다음 경기에 나서겠다"라며 오히려 대패가 반전의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전북에 2승(5-1, 2-0)을 거두는 등 K리그 클래식 팀들의 새로운 킬러가 된 가시와의 넬싱요 밥티스타 감독은 "예상대로 흘러간 경기였다"라며 어려운 경기에서 대승으로 한숨 돌리게 됐다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이어 밥티스타 감독은 "정신적으로 잘 견디면서 넣을 때 넣었고 이후 우리가 경기를 지배했다. 16강 진출에 한 걸음 다가갔다"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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