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국-카타르전 안 보셨습니까?"
경남FC 최진한 감독이 대전 시티즌의 수비에 무게를 둔 생존 축구에 혀를 내둘렀다.
경남은 7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대전 시티즌과의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후반 36분 터진 부발로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며 동점을 허용해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했다.
경남은 플랫3에 기반을 둔 수비 중심의 전술로 나서는 대전을 강하게 압박했다. 슈팅수(18-12), 볼 점유율(55%-45%), 실제 경기 시간(26분32초-21분48초) 등 전반적인 플레이에서 모두 경남이 앞섰다.
하지만, 골을 넣는 일은 쉽지 않았다. 선수 교체를 한 뒤에야 서서히 효과가 나타났고 후반 36분 이한샘의 패스를 받은 부발로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로 선제골을 넣었다. 촘촘한 대전 미드필드 공간을 한 템포 빠른 패스로 무너뜨린 결과였다. 그러나 43분 대전의 세트피스 한 방에 실점하며 눈 앞에 다가왔던 승점 3점을 날려버렸다.
경기 후 최진한 감독은 "승리가 필요했는데 너무 아쉽다. 다음 경기에서는 꼭 이기겠다"라며 상투적인 소감을 남겼다.
그러나 본심은 이후 드러났다. 대전의 수비 축구에 놀랐다는 최 감독은 "사실 그렇게 내려가서 수비를 하면 골 넣기 쉽지 않다. 마지막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동점골을 내준 것이 너무나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천도 대전에 1-2로 패했다. 한국-카타르전을 안 보셨느냐. 상대가 내려서서 수비하면 골 넣기가 쉽지 않다. 밀집된 상황을 공략해야 하는데 준비를 많이 했는데도 쉽지 않았다"라고 힘겨운 승부였음을 전했다. 지난달 26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한국 대표팀이 카타르의 수비 위주 '침대 축구'에 고전하다 2-1로 간신히 이긴 것을 떠올리며 한 말이다.
대전의 수비 축구에 속이 상했는지 최 감독은 "한국 축구가 한 단계 발전하려면 (수비 중심의 축구를) 극복해야 한다. 경남이 아닌 대한민국 축구 전체의 문제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러나 대전 김인완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김 감독은 "선제골을 넣었다면 한결 쉽게 경기를 했을텐데 어렵게 끌고갔다. 교체 요원들이 제 몫을 해줬다. 경기를 앞두고 교체 멤버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그라운드에서 나타났다. 최선을 다한 결과 동점골로 이어졌다"라고 무승부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마냥 수비만 하지는 않았다는 김 감독이다. 그는 "완전히 내려서서 경기 하라고 하지 않았다. 우리가 볼을 소유하면 공격적으로 끌고 올라가라고 했다. 득점을 위해 공격적으로 하라고 주문했다"라며 균형있는 공격과 수비를 했다고 항변했다.
생존을 위해서는 오직 훈련만이 살 길이라는 김 감독은 "K리그 클래식에 살아남을 비법은 없다. 상대를 이길 수 있는 전략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는 않는다. 분석하고 훈련한 뒤 오늘같은 경기를 해야 한다. 선수 스스로 자신감도 더 커질 것이다"라며 끈끈한 경기력으로 살아남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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