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최근 프로야구의 최대 화제는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 중 어느 팀이 먼저 첫 승을 올리느냐다. 개막 후 한화는 7연패, NC는 5연패를 당하며 아직 올 시즌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한화 김응용, NC 김경문 감독의 통산 승수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두 사령탑이 현역 최다승 1,2위에 올라 있는 감독이라는 점이다. 누구보다 많은 승리를 따냈던 감독들이 1승에 목말라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김응용 감독은 해태(KIA의 전신), 삼성의 사령탑을 거치며 통산 1천476승(65무 1천138패)을 거뒀다. 이는 전·현직 감독을 통틀어 역대 최다승 기록이다. 2위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1천234승)보다도 200승 이상 많은 수치다.
지난 2004년을 끝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난 김응용 감독은 올 시즌 9년만에 현장에 복귀했다. 오랜만의 사령탑 복귀에 따른 우려도 있었지만 김응용 감독의 경력이 워낙 화려했기 때문에 기대감이 더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여본 결과는 달랐다. 여유롭게 상대팀을 패배의 수렁으로 몰아넣던 코끼리 감독의 지도력이나 용병술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객관적 전력이 열세인 한화의 고전은 예견된 일이었지만 개막 7연패는 김응용 감독에게도 충격일 수밖에 없다. 전반기 내 무난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감독 최초 1천500승 역시 이런 추세라면 어려워 보인다.
신생팀 NC를 맡은 김경문 감독 역시 현역 감독 중 최다승 2위에 올라 있는 명장이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 2004년부터 두산 지휘봉을 잡고 2011년 중도 사퇴할 때까지 8년간 총 512승(16무 432패)을 올렸다. 김응용 감독에는 한참 모자라지만 현역 감독들이 젊어지고 있는 추세 속 돋보이는 승수다.
김경문 감독의 경우 KIA 선동열 감독에게 역전을 허용할 위기에 몰렸다. NC가 연패에 허덕이는 사이 KIA는 6승1패의 성적으로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기 때문. 지난해까지 479승이었던 선 감독의 통산 승수는 485승까지 늘어났다. 두 사령탑의 승수 차는 이제 27승으로, 올 시즌을 통해 역전이 가능한 수치다.
지금의 분위기라면 김응용, 김경문 감독의 승수 쌓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화와 NC 두 팀 모두 나머지 팀들과의 전력 차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한화는 마운드가 붕괴 직전이고, NC는 빈약한 타선과 거듭되는 실책 등 신생팀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한화와 NC는 9일부터 다시 6연전에 돌입한다. 이번주 한화는 삼성과 넥센을, NC는 LG와 SK를 상대한다. 그렇게 6연전을 치른 뒤 16일부터는 한화와 NC의 올 시즌 첫 맞대결이 펼쳐진다.
상대팀 감독들을 수없이 울렸던 두 사령탑. 이제는 그 두 감독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과연 먼저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쪽은 어디일까. 현역 최다승 1,2위 사령탑의 멈춰버린 승수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2013 시즌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