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차미네이터' 차두리(33, FC서울)가 건재함을 알렸다.
차두리는 14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3' 6라운드 수원 삼성과 슈퍼매치에 오른쪽 풀백으로 깜짝 선발 출전했다. 국내 프로무대 데뷔전이었다.
그동안 차두리의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경기 출전 여부를 고심했던 서울 최용수 감독이다. 컨디션이 정상 수준에 오르지 않은데다 수원과 라이벌전에서 나설 경우 의욕이 앞서 부상 등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이 정규리그에서 첫 승을 올리지 못하고 난관에 봉착한 상황에서 차두리는 더없이 좋은 카드였다. 중앙 수비수 김주영이 출전하지 못해 수비 한 축이 무너진 것도 고민거리였다. 결국, 최 감독은 차두리를 오른쪽 풀백에 배치하고 왼쪽 풀백 아디를 중앙 수비수로 이동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지난달 서울에 입단한 차두리는 "(정)대세를 잡으러 서울에 왔다"라며 재치있는 입단 소감을 남겼다. 독일에서 함께 활동하는 등 친분이 두터운 정대세가 수원에 입단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날 경기 중 둘은 반갑게 인사하는 등 남다른 친분을 과시했으나 포지션이 서로 다른데다 정대세가 전반 퇴장당해 많이 부닥치지는 않았다.
최 감독은 "차두리는 피지컬 축구다. 평생 피지컬 축구만 해왔는데 수원전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이름값으로도 팀에 도움이 된다. 큰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할 것 같다"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최 감독은 "본인도 실력에 대해 검증을 받고 싶을 것이다. 또, 상대팀은 라이벌이고 아버지가 과거에 감독도 하지 않았었냐"라며 차두리의 나비 효과로 수원전에서 승리하기를 기대했다.
그라운드에 나선 차두리는 그야말로 강력한 힘을 앞세워 수원의 공격을 차단했다. 빠른 판단으로 볼을 터치라인 밖으로 처리하는 등 팀플레이에 충실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수원의 이대일 공간 패스를 몸을 던져 차단하는 등 의욕적이었다.
트레이드 마크인 오버래핑도 종종 보여줬다. 후반 5분에는 수비수 두 명을 옆에 두고 거침없이 파고 들어가 파울을 유도하는 등 그만의 장점을 보여줬다. 차두리가 온 몸을 불사르니 다른 서울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차두리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서울은 1-0 리드를 이어가 수원전 무승 행진을 끊는가 했으나 후반 막판 라돈치치에 동점골을 내주며 아쉽게 1-1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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