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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감독 씁쓸한 언어유희 "강원도 무패팀"


[K리그 클래식 7라운드]강원, 시즌 첫 승 사냥에 또 실패

[이성필기자] "우리 무패 팀이잖아요."

도민구단 강원FC는 대구FC, FC서울과 함께 2013 K리그 클래식 6라운드까지 첫 승을 거두지 못하고 3무3패로 무승 터널에 갇혔다.

도통 이유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승리와 인연이 없다. 부산 아이파크와 개막전에서 2골을 먼저 내주고도 2골을 따라 잡았을 때만 해도 강원이 겨우내 끈끈한 축구로 변신했음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경기를 치르면서 잔실수에 의한 실점이 승부를 가르는 요인이 되는 등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면서 속을 태우고 있다.

자연스럽게 강원은 강력한 강등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그렇지만 김학범 강원 감독은 여유롭다. 그는 지난해 7월 김상호 감독이 중도 경질되면서 시즌 중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았다. 구단 대표이사까지 물러나고 강등 위기에 몰리는 등 난제가 산적한 가운데서도 팀을 구했다. 이렇게 산전수전 다 겪어본 김 감독이기에 무승 행진은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16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7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을 앞두고도 김 감독은 편정심을 유지했다. 담배 한 대를 입에 문 그는 "지난해 많은 일을 겪다보니 괜찮더라. 어느 시점에 올라가지 않겠느냐"라며 멀리 내다봤다.

적어도 홈 팬들을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는 김 감독은 "다른 팀들과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도 '무패' 신화를 쓰고 있지 않느냐"라며 씁쓸한 농담을 던졌다. 지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경기 결과가 '무패무패무패'로 이어져온 데 따른 언어 유희였다.

매 경기를 앞두고 특별한 전술이나 비책을 꺼내기보다는 겨우내 닦은 기본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안정적인 조직력 갖추기에 주력하고 있는 김 감독이다. 그는 "4월 경기 일정이 빡빡한데 잘 버티면 괜찮을 것이다. 아직 포기할 시점도 아니고 하던 대로 해야 한다. 언젠가는 (공격진이) 터지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상대가 지칠 때 치고 올라가겠다는 전략이다.

올 시즌 시작 전 강원은 포항에서 지쿠를 완전 이적 시킨 것을 제외하면 공격 부문에서 이렇다 할 영입이 없었다. 지쿠의 공격 조율에 김은중의 한 방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끊임없는 연습으로 찰떡 조직력을 보여주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김 감독은 "지쿠가 상대 수비진에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 지쿠를 지원하는 김은중이나 패트릭, 이준엽 등이 살아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감독의 마음과 달리 포항전에서 지쿠는 또 다시 고립됐다. '스틸타카'로 불리는 포항의 패싱 축구를 막아내지 못하고 0-3으로 무너졌다. 강원의 무패 신화는 무패패가 되면서 깨졌고, 포항의 7경기 무패(4승3무) 행진에 희생양이 됐다.

조이뉴스24 강릉=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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