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두산 베어스의 깜짝 선발 카드가 완벽히 통했다.
두산은 4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예상을 깨고 유희관을 선발로 등판시켰다. 선발 로테이션 상으로 등판이 유력했던 니퍼트가 담 증세를 호소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유희관은 데뷔 첫 선발 등판의 기회를 잡았다.
유희관은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날 유희관이 기록한 성적은 5.2이닝 5피안타 2볼넷 무실점. 두산이 6-2로 승리를 거두며 유희관이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2009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맛보는 승리다.
사실 유희관의 등판은 단순한 땜질용이 아니었다. 경기 전 두산 김진욱 감독은 "니퍼트의 공백을 메운다는 의미도 있지만 LG에 좌타자가 많기 때문에 맞춤형 선발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LG는 1~4번, 9번 등 총 5명의 좌타자가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위기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1회초 1사 1,2루와 2회초 무사 1,2루 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유희관은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까지 선보이며 점수를 허락하지 않았다. 5회초에도 선두타자 이대형에게 내야안타를 내줬지만 오지환을 병살타로 유도해내며 스스로 위기를 넘겼다.
볼 스피드가 빠른 것은 아니었다. 이날 유희관의 최고 구속은 135㎞에 머물렀다. 그러나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력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LG 타자들을 요리했다.
올 시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두산이지만 선발진에 균열이 보이고 있다. 이용찬은 시즌 전부터 수술을 받아 재활 중이고 외국인 선수 올슨도 허벅지 부상으로 재활군에 머물고 있다. 두산으로서는 유희관의 호투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조이뉴스24 잠실=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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