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리기자] 연예계 안팎을 시끄럽게 만들었던 박시후의 성폭행 사건이 피해자 A씨의 고소 취하로 일단락됐다.
박시후를 강간 혐의로, 박시후의 후배 K씨를 강제 추행 혐의로 고소했던 A씨는 지난 9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고소 취소장을 접수하고 두 사람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강간은 피해자 등 고소권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검찰이 공소를 제기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 A씨가 고소를 취소함에 따라 박시후는 준간강 혐의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게 됐다.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박시후의 이번 사건의 출발은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를 통해 호평받은 박시후는 지난 2월 15일 20대 연예인 지망생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되면서 파문에 휘말렸다. 수많은 여성 팬들에게 다정다감한 이미지로 사랑받은 박시후였기에 그 충격은 더욱 컸다.
◆피소부터 경찰 출석까지…박시후와 서부경찰서 '팽팽 대립'
서울 서부경찰서는 2월 24일 박시후와 후배 K씨의 소환을 통보했다. 그러나 박시후는 출두 1시간 전 경찰 조사 불참을 기습 통보하고 경찰 소환에 불응했다. 박시후 측은 "공정한 사건 수사를 위해 사건 이송을 신청했다"고 강남경찰서로의 사건 이송을 요청하며 경찰과 대립각을 세웠다.
그러나 서부경찰서는 박시후 측의 사건 이송 신청을 거부하며 3월 1일 출석할 것을 재통보했다. 서부경찰서는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구인할 수도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고, 박시후 측은 "사건 이송 신청 반려와 재출석 통보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서울경찰청이 박시후 사건은 서부경찰서가 맡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박시후가 3월 1일 마침내 서부경찰서에 출석해 10시간 동안 강도 높은 경찰 조사를 받았다.
◆고소에 맞고소, 카톡 공개까지 '진흙탕 진실 공방'
경찰조사를 받은 박시후는 3일 뒤 서부경찰서에 자신을 고소한 A양과 A양과의 대화 내용을 언론에 공개한 선배 B양, 자신의 전 소속사 이야기엔터테인먼트 대표 C씨를 무고, 공갈미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A양은 카톡 전문 공개로 박시후 측의 맞고소에 대응했다. 박시후 측 역시 문자 내역 공개로 A양에 맞섰다. 박시후로부터 고소당한 전 소속사 대표 C씨는 무고죄로 박시후를 맞고소하는 등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결국 박시후와 후배 K씨, A양은 3월 13일 오전, 서울 신월동에 위치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거짓말 탐지기 조사까지 받았다.
◆검찰 송치 후 한 달…A씨 돌연 고소 취소장 접수
서부경찰서는 지난 4월 2일 박시후에 대해 강간, 준강간, 강간치상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후배 K씨 역시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서부경찰서는 "대질조사를 포함한 당사자 조사와 참고인 진술, 사건 당사자 및 관련자들 간의 카카오톡 대화내용 분석, 국과수에 체액 감정의뢰 및 거짓말탐지기 검사의뢰, 주거지 등 CCTV 동영상자료 분석 등 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후에 위와 같은 결과에 도달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 송치 후 한 달간 별다른 소득이 없었던 이번 사건은 결국 A양이 갑작스럽게 고소를 취하하면서 싱겁게 끝이 났다. 서로 날을 세우며 진흙탕 싸움을 벌였지만 서로에게 상처만을 안긴 채 유야무야 마무리 된 것.
검찰 측은 10일 "두 사람의 합의 여부는 알 수 없다"며 "어제 별다른 조건 없이 고소를 취하하겠다는 문구가 적힌 취소장을 양측에서 전달받았을 뿐"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박시후는 가까스로 성폭행범이라는 굴레를 벗긴 했지만 원만한 연예계 복귀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류스타에서 성폭행 혐의로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박시후가 과연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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