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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감독들, '숙소 귀신'이 되어간다


하석주 전남 감독, 친한 후배 서정원 수원 감독과 밥 한 끼 못해

[최용재기자] '숙소 귀신.' 대전 시티즌 김인완 감독의 별명이다.

김 감독이 숙소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얻은 별명이다. 김 감독은 쉴 때도 숙소에서 나오지 않고 상대 비디오 분석을 한다고 한다. 한 번이라도 분석을 더해 대비 전략을 세우고 승수를 챙겨보려는 의지와 열정이다.

김 감독 뿐만 아니다. K리그 클래식의 많은 감독들이 '숙소 귀신'으로 살고 있다. 개인적인 시간은 거의 없다. 지인들을 잘 만나지도 않는다. 승부에 대한 스트레스로 살이 빠지고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 됐다. 머릿속에는 1승, 순위, 강등 등 팀을 살리고 팀을 발전시키겠다는 생각뿐이다. 스플릿 시스템이 시행되고부터 K리그 감독들은 더욱 오랜 시간 숙소에서 머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하석주 전남 드래곤즈 감독 역시 그렇다. 26일 수원 블루윙즈와의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를 치르기 전 광양전용구장에서 만난 하 감독은 K리그 클래식 감독들의 고충을 털어놨다. 수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1승을 위해 매일같이 머리를 짜낸다. 하 감독 역시 개인적인 여가 시간은 없다. 하 감독도 '숙소 귀신'이 되어가고 있었다.

하 감독은 "매 경기가 결승이다. 승리한 다음 1주는 빨리 지나가고 패배한 다음 1주는 시간이 너무 더디게 지나간다. 이기는 것과 지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우승권 감독들도, 상위권 감독들도, 강등권 감독들도 모두 스트레스가 많다. 어떤 감독이든지 스트레스와 싸우고 있다"며 스트레스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나 이번에 만난 상대 수원의 감독은 절친한 후배 서정원 감독이다. 1994 미국월드컵, 1998 프랑스월드컵을 함께 출전하고 대표팀 시절 방도 함께 쓰는 등 하 감독과 서 감독의 우정은 진하다. 그런데 하 감독은 광양 원정을 온 서 감독에게 밥 한 끼 사지 못했다. 감독으로서 첫 맞대결인데도 후배를 챙기지 못했다. 승강제가 만든 냉정한 현실 때문이다.

하 감독은 "서정원 감독과는 친한 선후배 사이다. 예전에 이렇게 원정을 오면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했는데 승강제가 생기고부터 그런 만남이 없어졌다. 친하지만 상대로 만나 서로 부담감이 있다. 수원 역시 2연패 중이라 서 감독도 부담감이 있을 것이다. 만나서 밥을 먹으면 서 감독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그래서 경기 전에는 밥을 먹지 못한다"며 친한 후배를 따뜻하게 챙기지 못하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하 감독은 김인완 대전 감독의 별명인 '숙소 귀신' 이야기를 꺼냈다. 하 감독은 "김인완 감독의 별명이 숙소 귀신이라고 들었다. 많은 K리그 감독들이 그렇게 지내고 있다. 고충이 많아서 개인적인 여가를 즐길 여유가 없다"며 '숙소 귀신'으로 변해가고 있는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K리그 승강제로 인해 팬들을 즐겁다. K리그의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감독들의 스트레스는 그만큼 늘어난다. K리그 감독들은 그렇게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조이뉴스24 광양=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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