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하루 만에 순위표에서 두 계단을 뛰어 올랐다. 중위권 팀들의 순위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 경기 승패 결과에 따라 순위 변동이 심하다.
롯데는 5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 6-3으로 승리를 거두며 다시 3위가 됐다. 롯데의 이날 승리는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롯데는 개막 후 4월 한 달 동안 수비불안이 이어졌다. 투타에서 엇박자가 났고 공격의 흐름을 끊는 주루사나 도루실패도 종종 나왔다. 5월 들어서 조금씩 나아졌지만 계속된 실수가 발목을 잡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4일 치른 KIA전에서도 롯데는 그런 장면을 몇 차례 보여줬다.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가 여러번 있었지만 수비 실책과 두 번의 주루사가 찬물을 끼얹었다. 결과는 2-7 패배.
하지만 다음날 롯데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전날과는 반대로 결정적인 순간 호수비로 상대 추격 흐름을 끊었다. 1-1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던 3회초, KIA는 2사 3루 기회를 맞았다. 최희섭이 롯데 선발 송승준을 상대로 2루수 키를 넘어가는 잘 맞은 타구를 날렸다. 안타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이날 선발 2루수로 나온 박준서가 정확한 타이밍으로 멋지게 점프캐 타구를 잡아냈다.
최희섭의 타구가 안타로 이어졌다면 롯데는 초반 흐름을 내주고 끌려갈 가능성이 높았다. 외야에서는 이승화의 수비가 돋보였다. 선발 중견수로 나온 이승화는 4회초 수비에서 이범호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내 송승준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안방마님 강민호도 한몫 했다. 롯데가 4-3으로 한점 앞선 8회초 KIA는 1사 후 최희섭이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KIA 벤치는 동점으로 따라붙기 위해 대주자 카드를 꺼냈고 발 빠른 윤완주가 최희섭과 교체돼 1루로 나갔다. 강민호는 여기서 도루를 시도하던 윤완주를 정확한 송구로 2루에서 잡아냈다. KIA의 추격의지를 꺾는 도루 저지였다.
한 점이 필요한 건 롯데도 마찬가지였다. 롯데는 이어진 8회말 공격에서 1사 이후 박종윤이 상대 실책으로 출루에 성공하자 역시 대주자 카드를 냈다. 박종윤 대신 1루에 들어온 백민기는 KIA 네번째 투수 신승현이 전준우를 상대로 2구째를 던지는 순간, 재빠르게 스타트를 끊어 2루로 뛰었다. KIA 포수 차일목이 송구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완벽하게 상대 허를 찔렀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가 6회초 수비에서 중견수로 교체 투입된 전준우는 주자가 스코어링 포지션에 가지 찬스를 놓치지 않고 2루타를 쳐 귀중한 추가점을 냈다. 롯데는 계속된 득점 기회에서 신본기의 적시 안타까지 더해 두 점을 더 내며 승리를 확정지었다. 선발 송승준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정대현, 강영식, 김승회, 김성배도 KIA 타선을 잘 막아내 투타의 조화도 빛났다.
이날 롯데가 졌다면 3연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처질 수 있었다. 하지만 롯데는 집중력에서 전날 경기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2연패를 가볍게 끊어냈다.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 팀 분위기, 순위경쟁에서 롯데가 탄력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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