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타율은 어느덧 2할2푼대로 떨어졌다. 기대하고 있는 홈런은 올 시즌 개막 이후 두 번밖에 손맛을 못봤다. 하지만 조급해하지 않는다. 한 걸음씩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롯데 자이언츠 김대우는 이번 시즌 등장한 새 얼굴이다. 투수로 프로 입단했으나 타자로 전향한 선수다.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에서 활약으로 코칭스태프로부터 눈도장을 받고 1군 멤버로 기용되고 있다. 펀치력과 함께 빠른 발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이유로 김대우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난 김주찬(KIA 타이거즈)과 홍성흔(두산 베어스)을 대신해 롯데 타선에 힘을 보탤 유력한 후보로 꼽혔다. 시범경기부터 4번타자로 나와 홈런 하나를 쏘아 올리는 등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역시 1군 무대는 만만치 않았다. 1군 풀타임 첫 시즌을 치르고 있는 김대우는 29일 현재까지 39경기에 나와 119타수 27안타 타율 2할2푼7리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반 반짝 장타력을 과시했지만 상대 투수들의 견제가 시작되고 변화구 공략에 약점을 드러내면서 홈런은 2개에 머물고 있다. 4번을 쳤던 타순도 7번 또는 8번 자리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결코 좌절하거나 조급해하지 않는다. 김대우는 "1군에 계속 머무르고 있는 게 가끔 실감이 안될 때가 있다"고 웃었다. 코칭스태프도 채근하진 않는다. 서두르다보면 될 것도 안된다. 타자로 전향해 본격적으로 방망이를 잡은 지 얼마 안된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썩 마음에 드는 성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실망스러운 수준도 아니다.
김대우는 2홈런에 그치고 있지만 27안타 중 2루타가 11개, 3루타는 2개다. 두 부문에선 각각 팀내 최다다. 타율은 낮아도 장타율은 4할3리로 규정타석(130타석)을 넘은 롯데 선수들 중 손아섭(4할1푼1리)에 이어 두번째다. 베테랑 장성호가 2군에 가 있는 팀 사정상 김대우가 선발라인업에 들며 이 정도 활약을 해주는 것이 롯데로서는 다행이라고 볼 수 있다.
김대우는 지난 1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이 아쉬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당시 그는 시즌 3호 홈런을 기록할 뻔했다. 마음먹고 잡아당겨 친 타구는 우측담장을 넘어갔다.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폴대 오른쪽으로 살짝 비켜갔다. 파울 홈런이었다.
김대우는 "솔직히 아까웠다"며 "홈런이 됐다면 페이스가 올라왔을 텐데"라고 입맛을 다셨다. 바로 전날 사직 NC 다이노스전에서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기 때문에 아슬아슬한 파울 홈런 타구에 더 아쉬운 마음이 남았다. 김대우는 이 때 5경기를 치르며 19타석 무안타를 기록하는 등 타격 슬럼프를 겪었다.
그러나 김대우는 다시 살아나고 있다. 25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2안타를 쳤고 29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오랜만에 2루타를 기록하는 등 타격감을 조금씩 꿀어올리고 있다. 두산전에서는 주루플레이 미숙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타자나 주자로서 경험이 많지 않은 그로선 시행착오를 통해 기량을 쌓아가는 중이다.
김대우는 "1군과 2군은 차이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지난해 퓨처스에서 뛸 때도 4, 5월에는 성적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며 "조금 늦게 발동이 걸리는 편이지만 조급해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급할수록 돌아간다는 것이 김대우가 마음에 새겨둔 말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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