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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 뛰어든 스테보, 수원과 아름다운 이별


수원에서 마지막 경기 치러, 골 넣고 박수도 받아

[이성필기자] 아름다운 이별에 감동적인 골까지. 스테보(31)의 수원과 함께 한 마지막 경기는 감동의 물결이 요동쳤다.

수원 삼성 공격수 스테보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대전시티즌과의 16라운드에 출전했다. 수원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다.

스테보는 오는 5일 수원과 계약이 만료된다. 수원은 공격진 개편을 위해 스테보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이 때문에 국내 몇몇 구단은 물론 중국, 중동 이적설이 돌기도 했다.

마케도니아 출신의 스테보는 지난 2007년 전북 현대를 통해 K리그와 인연을 맺은 뒤 2008년 포항 스틸러스 이적했다. 이후 우즈베키스탄 분요드코르와 러시아 FC암카르페를 거쳐 2011년 K리그로 돌아와 수원에 입단했다.

수원에서 스테보는 양념같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최전방과 측면을 오가며 힘 넘치는 경기력으로 팬들의 신임을 얻었다. 화살 세리머니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 스테보는 수원 선수단과 기념촬영을 하며 마지막 경기의 추억을 남겼다. 이 때 경기장에는 사라 브라이트만의 '타임 투 세이 굿바이(Time To Say Goodbye)'가 울려 퍼졌다. 리메이크 버전이라 애잔함은 더했다.

관중의 박수를 받은 스테보는 묵묵히 몸을 풀었다. 경기에서 뭔가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충만했고 동료들도 그를 감싸며 정을 나눴다.

경기가 시작되자 스테보는 정대세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골을 노렸고 1-0으로 앞서던 전반 29분 정대세의 골에 절묘한 스루 패스로 도움을 기록했다. 장내 아나운서는 "수원과 스테보를 위해"라며 의미를 더하는 멘트를 날렸다.

31분, 스테보는 그토록 원하던 골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서정진의 패스를 놓치지 않고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아웃 사이드 킥으로 절묘하게 골을 넣었다. 그는 유니폼 상의를 벗어던지고 포효했다.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에는 눈물이 고였다. 수원을 떠나게 된 아쉬움일 수도 있고, 최근 운명한 아버지를 떠올린 것일 수도 있었다. 관중들은 "스테보"를 외치며 이별하는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후반 22분, 스테보는 라돈치치와 교체돼 물러나며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벤치로 들어가던 스테보는 서정원 감독과 선수단을 한 명씩 안았고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그의 가는 길을 축복했다. 스테보는 수원 응원석으로 직접 올라가 격렬한 응원에 화답했다.

수원의 3-1 승리로 경기가 끝난 뒤 수원 구단은 스테보에게 공로패를 증정하며 그동안 쌓인 정을 확인했다. 이 순간 전광판에는 그간의 활약상을 담은 'Time to say good bye STEVO(타임 투 세이 굿바이 스테보)' 영상이 나왔다. 물끄러미 바라보던 스테보의 얼굴에 갖가지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스테보는 그렇게 3년간의 수원 생활을 정리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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