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기성용(스완지 시티)이 개인 SNS 파문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기성용은 SNS를 통해 최강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조롱하고 "해외파 건들지 마라. 그러다 다친다" 등 충격적인 발언으로 큰 파장을 몰고 왔다. 한국 축구 대표팀 역사상 전례가 없는 파렴치한 행동이었다. 이 일로 인해 기성용은 예의 없고 이기적인, 또 해외파의 허세가 가득한 선수로 낙인 찍혔다.
비난 여론이 들끓자 기성용은 공식 사과했다. 지난 5일 에이전트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한 것이다. 기성용의 사과문 발표로 이번 파문이 일단락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 논란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기성용 사과의 '진정성' 때문이다. 기성용은 사과문 한 장 달랑 보냈다. 사과문 안에는 "사죄합니다"라는 일반적인 내용만이 담겨있다. 이후 어떤 제스처도 없었다. 이런 사과문 한 장으로 이번에 불거진 모든 파문이 사그라지지는 않는다. 물론 용서되지도 않는다. 축구팬들은 사과의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여전히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더욱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하고 있다.
왜 그런 글들을 썼는지, 최 감독에게 어떤 불만이 있었는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지, 실망시킨 축구인들과 팬들에게는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이번 파문을 용서받기 위해 앞으로 어떤 일들을 하고 행동으로 보여줄 것인지 등 더 자세하고 진심이 묻어나는 사과와 해명을 듣기를 원한다. 정말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는지는 사과문 한 장으로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최소한 최강희 감독에게 직접 찾아가 사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축구팬들에게도 사건의 전후 과정을 밝히고 앞으로 어떤 자숙의 시간을 가질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 지금 소속팀의 해외 전지훈련 중이라 그럴 수 없다는 것은 사태의 심각성과 파장을 외면한 채 일단 시간을 보내면서 희석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일 뿐이다.
기성용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받는 지금, 기성용은 다시 한 번 진정성을 의심받게 만드는 일을 저질렀다. SNS로 그렇게 홍역을 치렀으면서도 다시 SNS에 손을 댄 것이다. 8일 오후 기성용의 비밀 페이스북이라고 알려진 곳에는 새로운 프로필 사진이 올라왔고 음식 사진 등도 올라왔다. 기성용은 또 시를 인용 게재하며 지금의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개인 SNS를 하는 것까지 강제로 막을 수 없다. 표현의 자유도 분명 있다. 그런데 시기상 기성용이 지금 다시 SNS에 손을 대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좋지 않은 모양새로 보일 수밖에 없다. 축구팬들은 다시 들끓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페이스북에 손을 댄 기성용에게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기성용의 사과문은 생색내기 용이었다고 비하하고 있다. 팬들이 다시 들끓자 기성용은 이 계정마저 탈퇴했다.
기성용은 자신에 대한 비난 여론에 더욱 불을 지핀 셈이다. 다시 한 번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받을 만한 행동을 했다. 그렇기에 기성용은 진정성이 담긴 사과를 해야 한다. 아직까지 기성용의 진심이 담겼다고 받아들일 만한 사과는 아무도 듣지 못했다.
기성용은 사과하는 법을 글로만 배웠나 보다. 하지만 글로 배운 사과법은 절대 이번 사건을 무마시킬 수 없다. 이런 큰 파장을 몰고온 사건이 사과문 한 장으로 용서받기 힘들 것이라는 사실은 글을 막 배운 초등학생도 알 만한 일이다. 기성용은 글이 아닌 행동으로 사과해야 한다. 모든 이들이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사과문 한 장으로 이 일을 적당히 끝내려 하면 안 된다. 무엇보다 재발 방지가 중요하다. 경고와 교육 등으로는 수습하기에는 너무나 중차대한 사건이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면 강력한 징계가 필수적이다. 사과문 한 장으로 용서해준다면 아주 좋지 않은, 무서운 전례를 남기는 것이다. 이런 일들이 다시 일어나도 사과문 한 장으로 끝날 수 있다는 인식을 젊은 선수들에게 심어주는 꼴이 된다.
글로 배운 기성용의 사과법. 논란을 더욱 증식시킬 뿐이다. 논란을 끝내기 위해서는 '사과문'이 아닌 '사과'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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