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이번에도 홈런이 터닝포인트가 됐으면 좋겠다."
SK 이재원은 지난해 기록한 자신의 데뷔 첫 만루홈런을 잊지 못한다. 9월 15일 문학 SK-KIA전. 4-5로 끌려가던 7회말 SK 공격 2사 만루에서 대타 이재원이 타석에 들어섰고, 풀카운트 승부 끝에 진해수로부터 역전 만루 홈런을 뽑아냈다. 이날 12-5로 크게 이긴 SK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 3위에서 2위로 올라서 시즌을 마감할 수 있었다.
올 시즌에도 그에 못지않은 상황이 나왔다. 이재원은 지난 11일 대구 삼성전에서 2-1로 팀이 아슬아슬하게 리드하고 있던 7회초 1사 1, 3루 찬스에서 대타로 나와 우월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SK는 5-1로 승리를 거두며 삼성과의 원정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7위로 밀려난 SK에 단비와도 같았던 승리였다. 이재원은 "11일 승리를 계기로 분위기가 올라갔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내 홈런이 팀의 터닝포인트가 된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왼손 유구골 골절 부상 때문에 지난 5월 26일에야 1군에 모습을 드러냈다. 4번 타자 후보 중 하나였으나 시즌 출발이 늦은 탓에 성적은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줄어드는 안타도 고민이었다. 1회부터 3회까지 타율 3할9푼3리(28타수 11안타)를 기록했지만 4회부터 6회까지는 타율 2할4푼1리(29타수 7안타), 7회부터 9회까지는 타율 1할8푼5리(27타수 5안타)로 뒷심아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장전에서는 3차례 타석에 들어서 무안타에 그쳤다. 이재원은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고 좋은 출발을 하면 다음 타석에서 오히려 생각이 더 많아졌다"고 털어놨다.
해답은 멀리 있지 않았다. 이재원은 "하루에 한 타석만 친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대타 나갈 때처럼 한 타석에만 집중하자고 마음먹었다"며 "예전에는 안타 치기 바빠 타구가 잘 안 나갔는데 이제 타구가 멀리 가고, 뜨기 시작한다. 감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SK 엔트리에 포수는 정상호와 이재원 둘뿐이다. 최근 조인성이 2군으로 내려가면서 이재원에게 기회가 왔다. 이재원은 경기 전 주로 투수 미팅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포수 수비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수비 훈련은 꾸준히 해왔다. 수비에 중점을 두다 보니 방망이 생각을 안해 더 잘 맞는지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조이뉴스24 인천=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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